서울~춘천 고속道 어설픈 조기개통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춘천도심 진입로 미완공

지역민 할인방법도 논란

15일 오후 10시 정식 개통되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과속 스캔들’로 도마에 올랐다. 지역주민 할인 방법을 놓고 논란이 이는 데다 집중호우로 토사가 유실되는 등의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8월 예정이던 고속도로 개통을 성수기에 맞추느라 너무 성급하게 개통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춘천시는 개통 하루 전인 14일 춘천, 홍천, 화천, 양구, 경기 가평 등 5개 시군 주민을 대상으로 구간별 1000∼5900원의 통행요금 가운데 100∼700원을 할인해 주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할인 방법이 주민 처지에서 보면 크게 불편하다는 점이다. 시는 고속도로를 이용한 춘천권 주민이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분 확인을 한 뒤 영수증을 제출하면 해당 금액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 영수증 유효기간은 3개월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일하기 바쁜데 100∼700원을 돌려받으려고 주민센터까지 찾아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할인액도 적은데 할인 방법마저 번거롭다”며 “개통을 하루 앞두고 다급하게 결정한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시는 이날 오후까지도 할인 기준을 주민등록을 둔 운전자로 할 것인지, 등록 차량으로 할 것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른 사람의 영수증을 모아 대리 환불을 받는 등 악용 우려에 대해서는 “시민의 양심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영업소에서 신분을 확인한 뒤 할인해주거나 마그네틱카드 발급, 차량 식별 시스템 등의 다양한 할인 방법을 놓고 논의했으나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2, 3개월의 시스템 구축 기간이 필요해 그 전까지는 이 방법이 최상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유성춘 춘천부시장은 “통행요금과 지역할인제 결정이 늦어지면서 할인 방법에 대한 논의도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며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최근의 집중호우로 곳곳에 토사가 쏟아져 안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9일과 12일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려 추곡터널과 미사터널 입구의 도로 일부를 덮었으며 엄소터널 입구의 배수로가 막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개통 하루 전인 14일에도 배수로 토사 제거작업과 보강작업을 벌였다. 서울-춘천고속도로㈜ 관계자는 “보강공사에 만전을 기해 개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속도로에서 춘천 도심으로 진입하는 접근도로 확·포장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이용객들은 불편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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