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안타깝다” 野 “사필귀정”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14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전격 사퇴하자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천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서 조속히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했다.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천 후보자가 검사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췄음에도 국민이 요구하는 도덕성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번 사의 표명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논란이 일단락되고 검찰은 빨리 안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천 후보자가 사퇴하게 돼 무척 안타깝다”고 논평했다. 천 후보자의 전격 사퇴로 인사청문회 때 그를 감쌌던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천 후보자를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민주당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또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시스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본인에게는 가혹할지 모르겠으나 현명하게 판단한 것 같다”며 “그런 흠결 있는 사람을 내정한 청와대는 인사시스템에 정상적인 소통이 가능한지 점검하고 이번에야말로 검찰 개혁을 하라는 국민과 야당의 요구에 걸맞은 검증된 인물을 내정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천 후보자와 사업가 박모 씨의 관계 및 천 후보자 아들의 호화 결혼식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지적해 주목을 받은 박지원 의원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 당에서 논평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아침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천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직무 수행에서는 큰 하자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이날 오후 여당의 부정적 기류와 악화된 여론을 고려할 때 천 후보자의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확산됐다. 특히 유럽 순방에서 돌아온 이 대통령이 수석비서관들과의 티타임을 취소하고 민정과 정무라인으로부터 천 후보자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모종의 결단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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