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 서울 13-부산 2곳 지정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한 문제라도 더…” 전국 고3 학력평가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시험이 치러진 14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서 학생들이 집중해 사회탐구영역 문제를 풀고 있다. 전영한 기자
“한 문제라도 더…” 전국 고3 학력평가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시험이 치러진 14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서 학생들이 집중해 사회탐구영역 문제를 풀고 있다. 전영한 기자
현 中3부터 신입생 모집… 일반고 수업료의 2.8배

내년 전국 30곳 목표 차질 예상… 재정자립도 숙제

서울에서 13곳, 부산에서 2곳의 고등학교가 내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율고)로 바뀐다.

서울시교육청은 14일 “13곳의 고교를 자율고로 지정해 내년 문을 열고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5개 고교는 2011년 자율고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율고로 지정된 학교는 경희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우신고, 이화여고, 이화여대부속고, 중동고, 중앙고, 한가람고, 한양대부속고다. 자율고 전환 예정고는 경문고, 대광고, 대성고, 보인고, 현대고다. 부산시교육청도 이날 동래여고와 자립형사립고인 해운대고를 내년부터 자율고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추첨으로 선발=자율고 13개교는 올 중학교 3학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광역시도)의 자율고에만 응시할 수 있으며 자율고에 응시하면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에 지원할 수 없다. 원서 제출은 12월 1∼3일이다.

서울은 각 학교에서 정한 내신 최저 기준을 충족한 학생 가운데 지원을 받아 추첨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내신기준은 내신 성적 상위 50∼100%에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기준을 선택할 수 있다”며 “대부분 50%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은 지원 기준이 없으며 지원자 중 내신 성적으로 정원의 2배수를 뽑은 뒤 추첨으로 최종 선발한다.

정원의 20%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뽑는다. 각 학교는 이달 말 구체적 전형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과정 차별화=자율고는 국민공통교육과정의 50%만 따르면 되기 때문에 일반계고와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율고들은 교과교실제, 무학년제, 대학학점선이수제(AP)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시교육청에 제출한 운영계획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 수업시간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교원 확충을 통해 교원 1인당 학생 수도 15.8명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수업료는 일반계고에 비해 3배 가까이 많다. 자율고로 지정된 서울지역 13개 학교가 시교육청에 보고한 예상 평균 연간 수업료는 420만340원으로 현재 일반계고 수업료의 2.8배 수준이다. 학교별로는 한가람고가 452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수업료가 가장 낮은 학교는 중동고로 연간 366만2250원을 받는다.

▽추가 지정 차질=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에 자율고 30곳 개교를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이 13곳에 그치며 당장 30곳을 채우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16개 시도교육청은 교과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이달 내에 자율고를 확정해 발표하도록 돼 있다.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도에서 사전 협의 대상인 학교는 12곳에 불과하다. 대구 대전 전북이 각 2곳, 인천 광주 경기 충남 경북 경남이 각 1곳이다. 울산 강원 충북 전남 제주는 한 곳도 없다. 12개 학교가 모두 선정된다 하더라도 전국의 자율고는 27곳에 그친다.

이번에 선정되거나 사전 협의 중인 학교 중 상당수가 법정 전입금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등 재정 자립도가 낮아 ‘질 높은’ 학교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교과부는 “25곳이 신청했지만 13곳만 선정된 서울의 경우처럼 학교 질에 신경을 쓰다 보니 수가 목표치에 일부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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