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올라간 3개봉에 유골 뿌릴 것”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고미영씨 가족, 현지 화장키로
코오롱, 사고수습반 급파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해발 8126m)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 11일 사고를 당한 고미영 씨(42·코오롱스포츠)의 수색 작업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고 씨의 후원사인 코오롱스포츠는 14일 “현지에 비가 내리고 눈사태까지 겹쳐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헬기를 이용한 구조 방법도 다시 모색 중이지만 기류 변화가 심해 접근 자체가 어렵다”고 밝혔다.

코오롱스포츠는 현지에 구조대를 급파했다. 대한산악연맹 유한규 이사가 구조대장, 코오롱스포츠 백승철 상무가 지원 담당으로 이날 출국했다. 등정을 마치고 귀국 예정이었던 박희용, 박수석 씨 등 산악인 5명도 구조 장비를 갖추고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구조대는 15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현지 산악인 10명과 함께 수색 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오은선 씨(43·블랙야크)도 현지에 계속 머물며 지원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의 가족들은 시신이 수습된다면 현지에서 화장한 뒤 빈소를 차릴 계획이다. 오빠 고석균 씨(43)는 “미영이가 못 올라간 3개 봉에 유골의 일부분을 뿌려달라고 오은선 씨에게 부탁하고 나머지 유골은 김재수 대장에게 뿌려달라고 요청해 히말라야 14좌를 마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로 화장을 금하고 있어 향후 일정은 확실하지 않다. 가족들은 전북 부안군 선산에 세울 ‘히말라야 11좌 등정 산악인 고미영 묘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산악연맹과 한국여성산악회는 현지 상황을 봐가며 국립의료원에 고 씨의 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고 씨가 재학 중이었던 상명대에도 분향소가 설치될 계획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