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高山 등정보다 힘든 산악인 보험 들기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산악인들은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고미영 씨처럼 히말라야 고봉(高峰)을 오르는 사람들은 보험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고 씨도 산악 관련 보험은 들지 못했다.

여행자보험의 경우 해외 등정이 포함돼 있으면 기존 약관에 특별 약관을 적용받는다. 게다가 대부분 보험사들은 보험 취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동부화재의 ‘산119’라는 산악 관련 보험이 있긴 하지만 이는 국내에서만 적용되고 해외 등정은 해당되지 않는다. 산악인의 생명보험, 상해보험 같은 장기 계약 보험은 가입이 더욱 어렵다.

등반 실력이 입증된 등반가라면 가입이 수월할 것 같지만 널리 알려진 산악인은 오히려 더 가입이 어렵다. 2007년 박영석 원정대 일원으로 에베레스트 남서벽 신루트 개척 중 사망한 이현조, 오희준 대원도 보험을 들지 못했다.

그렇다고 보험사들을 무조건 비난하기는 힘들다. 보험사들이 산악인의 보험 가입을 꺼리는 것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보험사들은 고산 원정 시 사망 확률을 4% 정도로 추정한다. 여타 사고나 질병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 결국 보험료를 아주 높이거나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험사에서는 상품 설계가 가능한 최소 가입자를 2만 명 정도로 본다. 그런데 매년 해외 고산 원정을 떠나는 국내 산악인은 100여 명. 고산 등정 산악인 보험을 만들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는 없을까.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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