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진출 평화車, 이익금 6억 첫 국내송금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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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조립생산업체인 평화자동차(사장 박상권) 평양지사가 지난해 처음으로 이익을 내 최근 이익금 6억4000여만 원을 한국 본사의 계좌로 송금한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이익금을 한국에 들여온 것은 처음이다.

평화자동차 측은 14일 “지난해 북한에서 승용차와 소형 버스 652대를 판매해 벌어들인 이익금 50만 달러(약 6억4500만 원) 중 송금 수수료 등을 제외한 49만8228달러(약 6억4300만 원)가 5월 말 본사 계좌에 입금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1998년 남북 경제협력(경협) 사업에 따라 북한에 진출한 지 10년 만인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액이 116% 증가하면서 첫 이익을 냈다.

▶본보 1월 8일자 A27면 참조

▶“北체제 이해가 남북경협 성공 전제조건”

지난해 평양자동차의 총이익금은 약 70만 달러(약 9억300만 원)로 이 중 북한의 합영법에 따라 이익금의 70%(50만 달러)가 평양자동차에 돌아갔다. 그러나 송금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북한이 한국 기업의 이익금을 한국에 송금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이익금의 송금 논의가 시작됐지만 북한 조선중앙은행의 외화송금 승인을 받아 본사 계좌에 이익금이 들어오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평화자동차 관계자는 “송금 승인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다”며 “송금 논의가 지연될 때마다 북한 진출 기업이 한국 경제에 실제 도움이 돼야 경협 기업들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북측 담당자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평화자동차는 1998년 북한과 사업 계약을 맺은 뒤 2002년부터 평양 공장에서 8개 자동차 모델을 조립 생산해 왔다. 올해 상반기(1∼6월)의 자동차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은 706대로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 성장률을 전년 대비 150∼200%로 예상했다. 주요 고객은 북한의 관청과 공장, 기업소, 외국 업체 및 공관 등이다.

박 사장은 “북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신뢰를 얻은 것이 도움이 됐다”며 “지금은 적은 액수지만 장차 북한 진출 기업이 우리 경제에 5000만, 5억 달러 규모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제외하고 남북 경협에 따라 실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은 평화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 2개,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분야 6개, 서비스 분야 1개(국양해운), 서평에너지 등 지하자원 분야 3개를 합쳐 모두 12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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