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나라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되는 길”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신념에 찬 창업주의 한마디
불황-불확실성시대 더 빛나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며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될 수 있는 길이다.’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입구에 들어서다 보면 건물 외벽(사진)에 커다랗게 붙어 있는 글귀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3만여 명의 현대중공업 직원이 매일 아침 출근길에 보는 이 문구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한 말로, 공장 내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띕니다.

‘개인의 생존’과 ‘세계적 성공’이 제1의 가치로 통하는 요즘 같은 때 ‘우리’나 ‘나라’를 강조한 문구가 언뜻 이질적으로 느껴질 법도 했지만 “이런 마음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현대중공업은 없었다”는 게 현장 직원의 말이었습니다. 이 직원은 “조선업에 뛰어들 때 우리는 배 속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시작했다”며 “저 문구를 볼 때마다 세계 1위 조선기업을 만든 ‘우리’의 저력을 되새기게 된다”고 하더군요.

현대중공업은 올 3월 본사 안에 정 회장을 기리는 아산기념전시실도 리모델링해 열었습니다. 이 전시실에도 ‘왕 회장’이 살아생전 남긴 ‘확신과 도전’의 문구들이 한 벽 가득 적혀 있습니다. ‘모든 일의 성패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사고와 자세에 달려 있다. 진취적인 정신, 이것이 기적의 열쇠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 나가면 된다’ ‘배를 만드는 것도 어려울 것이 없다. 우리가 하는 건축공사를 육지에서 수상으로 옮겨서 건축하는 차이일 뿐이다’….

벽에 적힌 글귀들은 무모할 정도의 도전 앞에서도 한 치의 의심 없이 성공을 확신합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죠. 그래서일까요. 이 전시실에는 개관 100일 만에 8만여 명의 사람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관람객 중에는 기념관에 전시된 왕 회장 관련 책들을 사고 싶다는 요청도 많아 현대중공업은 절판된 이들 책의 상당수를 다시 출판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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