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춘천 고속도로 과속 개통 스캔들

  • 입력 2009년 7월 14일 18시 54분


개통을 하루 앞둔 서울~춘천 고속도로에서 집중호우에 대비한 보강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14일 공사관계자들이 서울방면 추곡터널 앞 배수로에 쌓인 토사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개통을 하루 앞둔 서울~춘천 고속도로에서 집중호우에 대비한 보강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14일 공사관계자들이 서울방면 추곡터널 앞 배수로에 쌓인 토사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15일 오후 10시 정식개통되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과속 스캔들'로 도마위에 올랐다. 지역주민 할인 방법을 놓고 논란이 있는데다 집중호우로 토사가 유실되는 등의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8월 예정이던 고속도로 개통을 성수기에 맞추느라 너무 성급하게 개통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춘천시는 개통 하루 전인 14일 춘천, 홍천, 화천, 양구, 경기 가평 등 5개 시·군 주민에 대해 구간별 1000~5900원의 통행요금 가운데 100~700원을 할인해 주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할인 방법이 주민입장에서 보면 크게 불편하다는 점이다. 시는 고속도로를 이용한 춘천권 주민이 관할 읍·면·동사무소를 방문해 신분 확인을 한 뒤 영수증을 제출하면 해당 금액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 영수증 유효기간은 3개월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일하기 바쁜데 100~700원을 돌려받으려고 동사무소까지 찾아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할인액이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할인방법마저 시민들을 번거롭게 만드는 처사"라며 "개통을 하루 앞두고 다급하게 결정한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시는 이날 오후까지도 할인 기준을 주민등록을 둔 운전자로 할 것인지, 등록 차량으로 할 것인지 명확히 결론 내리지 못했으며 남의 영수증을 모아 대리 환불 받는 등 악용 우려에 대해서는 "시민의 양심을 믿을 수밖에 없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영업소에서 신분 확인 뒤 할인해주거나 마그네틱 카드 발급, 차량 식별 시스템 등의 다양한 할인 방법을 놓고 논의했으나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2~3개월의 시스템 구축 기간이 필요해 그 전까지는 이 방법이 최상이라는 입장이다. 유성춘 춘천부시장은 "통행요금과 지역할인제 결정이 늦어지면서 할인 방법에 대한 논의도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며 "문제점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최근의 집중 호우로 곳곳에 토사가 쏟아져 안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9일과 12일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려 추곡터널과 미사터널 입구 도로 일부를 덮었으며 엄소터널 입구의 배수로가 막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개통 하루 전인 14일에도 배수로 토사 제거 작업과 보강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관계자는 "보강 공사에 만전을 기해 개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고속도로에서 춘천 도심으로 진입하는 접근도로 확·포장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이용객들은 불편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2조2725억 원(민자 1조2952억 원)이 투입됐으며 서울 강동구 하일동에서 강원 춘천시 동산면까지 61.4㎞이다. 국토해양부는 다음 달 중순 완공 예정이었으나 피서객들의 편의를 위해 1개월 앞당겨 개통하기로 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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