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 준비된 평창 이번엔 웃는다”

  • 입력 2009년 7월 14일 08시 28분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삼수 도전강원도지사 김진선

삼수 도전, 마지막 기회다. 이번을 놓치면 기회는 다시 안 올지도 모른다. 그만큼 절박함과 간절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분명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거다. 마지막에 고개를 떨 구고, 분통함을 삭이는 일은 두 번이면 족하다. 그런 경험은 과거형으로 이미 끝났다.

강원도 평창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김진선 강원도지사의 눈빛은 결연했다. 동계올림픽이 만들어 내는 직, 간접적인 무수한 효과를 알기에 이번만큼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지난번 다 잡은 고기를 놓쳤기에 더 신중해지고, 더 많은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김진선 도지사를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인터뷰 내내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는 지난 두 번의 준비 과정이 더 이상 헛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2018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 대부분과 강원도민들이 유치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인식하고 있다. 올림픽을 하는 게 뭐가 좋으냐는 의견도 더러 있는데 이는 자세히 놓고 봐야 한다. 동계올림픽은 대회 치르는 경비가 1조원이 넘지만 우리 돈 드는 게 아니다. 대회를 치르면서 IOC에서 받는 수입으로 흑자가 될 수 있다. 다음은 시설인데 강원도에는 경기장과 숙박 시설이 많이 준비돼 있어 추가로 많이 필요하지 않다. 철도망 또한 동계올림픽이 아니라도 국가 기간 철도망으로 필요한거다. 최소 비용이 들고, 이런 것에 비해 올림픽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히 높다. 국가 브랜드 이미지, 지역의 발전 전기가 될 효과, 관광 효과, 전후방 산업 효과 등이 크다. 세계적인 상품 세일즈에도 부과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 동계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나라라는 브랜드 파워라는 게 엄청나다. 88 서울올림픽을 통해 알 수 있다. 꼭 유치해서 하계에서 동계까지 대한민국 올림픽을 완성했으면 좋겠다.”

-지난 두 번의 유치 도전 과정에서 IOC와 국제 스포츠계로부터 최고의 유치계획이라는 평가를 받고도 아쉽게 실패했다. 실패 요인이 뭐라고 보는지.

“열심히 싸웠는데 조금 모자랐다. 형편없이 깨졌다하면 무모한 도전이지만, 이건 정말 아쉽게 졌다. 1차 때는 완전히 무명에서 출발했는데도 선전했다. 다만 유럽 표들이 전략적인 투표를 했고, 국내 요인이 있었는데 이건 얘기하지 않겠다. 2차 때는 평창이 이미 유명해졌다. 평가도 최고로 받았다. 그런데 당시 한국이 국제 대회를 독식하려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또 푸틴과 러시아 강국의 공세에 힘이 달렸다.”

-지난 1월 보스턴 글로브 지가 2018년은 구도상 아시아 지역이 유력하고, 그 중에서도 평창을 높게 평가했는데 유치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객관적으로는 높다. 적어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서 보면 그렇다. 왜냐하면 평창은 잘 알려져 있고, 이미 국제무대에 평창의 유치 계획과 개념이 손색없고, 시설 준비 또한 진전됐다는 것을 알렸다. 또 두 번에 걸쳐 아쉽게 패했는데 올림픽 유치 사상 이런 게 별로 없었다. 이에 따른 국제무대의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개최 지역간의 균형 문제도 고려할 수 있다. 2002년 솔트레이크.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니까 유럽과 북미가 두 번씩 번갈아 했다. ‘스포츠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아시아에도 기회를 줘야하지 않은가’라는 명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강조할 것은 IOC 의원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표를 찍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꼭 표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여전히 어려운 싸움이라고 본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한다.”

-예상 경쟁 도시는 어디인지.

“현재 확실하게 선언한 도시는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 그 밖에 몇 개 도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뮌헨과 평창이 경쟁하지 않겠냐는 게 국제무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018년 유치를 위해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나.

“유치 준비와 관련된 것은 두 번의 과정을 거치면서 진전됐다. 경기장 시설, 인프라 구축 등 문제없다. 오로지 남은 것은 IOC 위원 개개인의 표심을 잡는 거다. 개개인의 성향과 이해관계를 잘 분석해 이에 따라 맞춤형 설득 전략을 잘 구사해야 한다. 국제무대는 수능 시험 치듯 되는 게 아니다. 접촉을 많이 하고, 정성을 가지고 설득해야 한다.”

-동계올핌픽 개최 시 기대되는 경제 효과는 뭐라고 보는지.

“산업 경제 연구원이 분석한 걸 보면 생산유발효과 20조원, 고용인력 23만명이라고 한다. 규모와 질이 그만큼 크다는 거다. 한국이라는 상품 가치가 올라가면서 세계무대에서 한국 제품이 팔리는 것은 포함하지 않았다. 개수 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관광 파급 효과와 투자 효과 등도 구체적으로 산정되지 않았지만 효과가 엄청나다. 예를 들어 유럽 모 리조트 지역의 경우 내가 알기론 몇 번째 유치 도전 선언하고 1차에 탈락했는데 그 효과만 가지고도 매년 관광객이 20∼30%% 올라갔다. 체육 이벤트인 측면도 있지만 스포츠 산업이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 동계올림픽 장소 선정은 어떤 일정으로 진행되는지.

“오는 10월께 IOC에 유치 도시 의향을 제출하고, 내년 1월쯤 1차 요약 계획서를 낸다. 내년 7∼9월께 공식 후보가 선정되면 이 때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2011년 초 공식 유치 계획서를 제출하면 2월 현지 실사단이 오고, 7월 초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IOC총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초두에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했다. 국민들이 동의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거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경쟁한다. 이 과정에서 그 나라 국민들의 지지와 개최 지역 주민들의 성원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평가의 잣대가 된다.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냐 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강원도는 지역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약한 게 사실인데, 올림픽을 통해 도약하려고 하는 거다. 지난 두 번 실망시켜드린 것은 죄송한데, 이번에는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믿음을 갖고 성원하면 큰 힘이 되겠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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