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 부진, 몸보다 머리가 문제”

  • 입력 2009년 7월 14일 08시 04분


김일융 본지통신원 분석 국민타자 2군행 왜?

요미우리 이승엽이 12일 한신전을 끝으로 2군으로 강등됐다. 이에 따라 24타석연속무안타, 타율 0.235 16홈런 35타점으로 2009시즌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해의 경우, 4월부터 2군 추락했지만 올 시즌 들어선 첫 2군행. 그러나 개막 5번타자로 출발하고도 단 4경기 만에 ‘불신임’을 당하는 등, 유난히 굴곡이 심했다. 이승엽의 2군행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라봐야 될지 도쿄에 체류하는 스포츠동아 김일융 통신원의 분석을 들어봤다.

○이승엽의 2군행, why&next

무엇보다 파도(기복)가 심하다. 3연속경기 홈런을 치다가도 그 다음날 4타수 무안타를 치는 식이다. 이런 상황이면 타격이 좋고, 나쁘고의 차원이 아니다. 홈런을 치고 못 치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요미우리 벤치는 이승엽에게 홈런을 기대하지만 팀 승리를 위해 외야플라이나 진루타로 연결해주는 역할, 그리고 어느 정도의 지속적인 활약을 더 바란다. 안 좋을 때 성급하게 손이 나가고, 쉽게 삼진을 당하면 곤혹스럽다.

몸 컨디션이나 몸쪽 공략, 타격 폼을 언급하기에 앞서 머리의 문제다. 이번의 2군행도 (마냥 문책 조치라기보다는) 그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된다. 왜 요미우리가 올스타 브레이크가 포함된 전반기 막판에 내렸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머리가 어지러운’ 이승엽에게 기분전환의 시간을 주는 일종의 배려라 볼 요소가 짙다.

요미우리로선 전반기 막판 스퍼트를 위해서 마운드, 특히 선발진을 강화할 필요성도 있었다. 용병 중 투수를 셋(그레이싱어-곤살레스-오비스포)이나 두고 있는 점도 그래서다.

이승엽은 2군 체류기간, 실전에 출장하겠지만 도쿄 인근이 아니면 먼 거리 원정은 따라다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까지 이승엽을 장거리 원정에 보낼 필요성은 희박하다. 대신 2군 코치들은 시노즈카 타격코치에게 이승엽의 컨디션을 상시 보고하겠고, 이는 하라 감독에게까지 들어갈 것이다.

이승엽의 복귀는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부터 곧바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기를 얼마나 앞당기느냐는 하기 나름이다. 다만 실망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 요미우리는 궁극적 목표인 일본시리즈 우승을 위해 이승엽의 폭발력이 절실하다. 센트럴리그 우승을 넘어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주니치 혹은 야쿠르트를 잡아야 되는데 특히 주니치가 관건이다. 즉 이승엽이 가치를 보여줄 시간은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정리|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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