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도 軍훈련장 조성 주민 반발

  • 입력 2009년 7월 14일 07시 06분


원주시-軍 서곡리 이전 추진
주민 “생존권 차원 강력 저지”

강원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에 육군 36사단의 전술훈련장이 조성될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원주시와 한국토지공사는 혁신도시 예정 용지에 있는 치악전술훈련장을 서곡리 예비군센터 인근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4월에 36사단과 체결하고 이전을 추진해왔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대해 서곡리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사격장 등 군 시설이 존재해 피해를 보았는데 훨씬 규모가 큰 전술훈련장이 또 들어오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마을 주민 상당수가 휴양객들을 대상으로 민박과 음식점 영업을 하고 있는데 수류탄 투척장, 박격포 훈련장 등의 시설이 예상되는 훈련장이 들어서면 손님이 줄어들 것이 뻔하다”며 “생존권 차원에서 강력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10일 원주시가 마련한 주민 설명회를 무산시켰으며 12일 밤 대표자 회의를 열고 전술훈련장 설치 반대투쟁위원회(가칭)를 구성했다.

투쟁위원장에 내정된 박정남 씨(69)는 “그동안 주민들에게 한마디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한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항의 집회와 시위를 갖는 등 향후 투쟁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훈련장 내에 어떤 시설이 들어서는지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곡리에 조성을 추진 중인 전술훈련장은 144만6000m² 규모로 인근 군 시설 46만 m²까지 합하면 190만 m²가 넘는다. 원주시와 한국토지공사는 사전환경성검토서에 대한 주민 공람을 실시한 뒤 주민 설명회와 실시설계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착공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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