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부상에도 상원의원 89명 설득… 소토마요르에 경의”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소토마요르에 경의… 대법관 인준 확신”

오바마, 청문회 앞두고 격려

히스패닉계로는 미국 사법사상 처음이며, 여성으로는 세 번째 대법관 후보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판사는 12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리 골절상을 입었으면서도 상원의원 89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한 것에 경의를 표한다”며 “인준을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몇 주 동안 백악관 부속건물인 아이젠하워 오피스빌딩 사무실에서 틀어박혀 있던 소토마요르 판사는 13일 상원 의원회관인 하트빌딩 216호에 들어섰다.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청문회가 시작된 것.

첫날은 법사위원들과 후보자가 모두(冒頭) 발언을 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14, 15일엔 본격적인 질의와 응답이 있다. 특히 15일 비공개 회의에서는 사상 검증을 둘러싼 치열한 세부토론이 열리고 16일에는 증인신문이 벌어진다. 필요할 경우 17일에도 청문회가 열릴 수 있다.

최대 쟁점은 소수계 출신 소토마요르 후보자가 인종, 신념, 성별을 뛰어넘어 ‘법의 정신’에 입각해 불편부당한 판결을 내릴 자질을 갖췄느냐 하는 점이다. 우선 보수진영과 공화당 측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2001년 그가 어느 공개강연에서 한 “풍부한 경험을 가진 현명한 라틴계 여성이 그런 삶을 살지 못한 백인 남성보다 더 나은 판결을 내릴 때가 많을 것”이라는 발언이다. 연방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과거 소토마요르 판결을 뒤집은 것도 쟁점 내용이다. 대법원은 코네티컷 주 뉴헤이븐 시 당국이 소방관 승진 시험에서 소수인종이 극소수만 포함됐다는 이유로 시험결과를 백지화하자 백인 소방관들이 역차별이라고 소송을 낸 것에 대해 백인 소방관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소토마요르 후보자가 연방항소법원 판사 시절이던 지난해 2월 내린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도 청문회 통과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 법사위가 민주 12명, 공화 7명으로 민주당이 압도적인 데다 상원도 민주당 소속 및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이 60명으로 압도적 다수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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