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 쓰다듬다 감탄사 절로…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대구박물관 문화사랑방에서 이 박물관 직원(왼쪽)이 복제한 국보급 문화재를 시각장애인들이 만져 보도록 도와주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박물관
대구박물관 문화사랑방에서 이 박물관 직원(왼쪽)이 복제한 국보급 문화재를 시각장애인들이 만져 보도록 도와주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박물관
대구 ‘만져보는 박물관’ 시각장애인에게 호평

“아, 이게 ‘말탄사람모양그릇’이군요. 독특한 형태와 촉감이 느껴집니다. 아주 특이하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국립대구박물관 해설관의 문화사랑방. 이 박물관 교육팀 배진희 씨가 만져보는 박물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 ‘말탄사람모양그릇’에 얹은 뒤 쓰다듬도록 하자 할머니의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대구박물관이 시각장애인에게 작품 이해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매달 ‘만져보는 박물관’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박물관은 지난해부터 국보급 문화재의 복제품을 만들어 매월 1차례씩 지역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해설 및 체험행사를 열고 있다. 박물관 측이 준비한 유물은 ‘반가사유상’(국보83호)을 비롯해 ‘천마총 금관’, ‘백제금동대향로’, ‘말탄사람모양그릇’, ‘청자참외모양병’ 등 국보 5점의 복제품. 시각장애인들은 이들 문화재의 형태와 특징, 제작 시기 등의 해설을 들은 뒤 직접 손으로 만져보게 된다. 이 행사에 참여한 조모 씨(75)는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모습을 촉감으로 느끼면서 실감했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이들이 문화재를 감상한 뒤 조그마한 은판을 태핑블록에 넣고 망치로 두드려 장신구를 만들어 보게 하는 은공예 체험 행사도 열고 있다. 김모 씨(65·여)는 “조상들이 만든 유물을 만져보고 손수 공예품도 만들어볼 수 있어 너무 흥미롭다”고 밝혔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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