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해진]소액대출로 희망 찾은 영세상인들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봄부터 의정부 제일시장과 수원 지동시장 등 경기도 내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사업자등록을 하지 못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노점상이나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시장상인에게 신용보증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수원 지동시장에서는 안면이 있는 시장 아주머니와 할머니 몇 분이 먼저 알아보시고는 커피라도 대접하겠다며 제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이분들은 수십 년간 장사를 해오면서 은행 문턱을 밟아볼 엄두조차 내지를 못했었는데 정부가 정책자금을 지원해 줘서 너무나 고맙다며 이제는 희망이 보인다면서 눈물까지 보이셨습니다.

그동안 어느 누구도 노점상, 포장마차 주인에 불과한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준 적이 없어서 정부지원은 애시 당초 꿈도 꾸지 못하였는데 현장까지 찾아와서 자금지원을 해주니 감사하다는 말입니다. 저희가 지원한 금액은 작은 규모였지만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잊혀진 투명인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왔던 이분들이 느낀 감동은 어떤 것보다도 커서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분들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서민의 금융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2700억 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을 만들고 집행하도록 지시한 결과입니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농민이나 근로자는 여러 경제단체, 농민단체,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적절한 지원을 정부로부터 받습니다만 영세상인을 위한 금융정책은 전무했습니다.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상인은 울며겨자먹기로 이자율 연 50∼200%에 이르는 고리사채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영세상인에게 2008년도에만 1조 원의 뉴스타트 특례보증을 지원했고 올해부터는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포장마차나 노점상까지 대상을 확대해 3조9500억 원에 이르는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시책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서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획기적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당면한 현실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입니다. 유례없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정부와 시도지사는 해외로, 생산현장으로 뛰면서 치열한 경제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시장 상인들은 국력을 한데 모아서 경제난국을 극복하기를 원했습니다. 이분들을 생각해서라도 국가 지도층에 계신 분들이 지금이라도 현장으로 달려가 서민을 위해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야만 할 것입니다.

박해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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