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 전쟁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CJ “노란색 카레는 이제 그만” 공세

오뚜기 “품질강화에 역량 집중” 느긋

국내 식품업계의 ‘카레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300억 원 규모의 레토르트 카레 시장과 700억 원 규모의 분말 카레를 놓고 국내 최대 카레 업체인 오뚜기와 이를 추격하는 CJ제일제당 간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또 매일유업 등 다른 국내 식품회사들까지 외국 업체와 손잡고 카레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앞으로 가정용 카레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카레 전쟁’의 포문을 연 곳은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측은 최근 새로 선보인 ‘인델리 커리’ 광고에서 ‘노란 카레, 노란 카레, 하늘도 노랗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노란색 카레로 40년 넘게 국내 카레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 카레를 직접 겨냥했다. 강렬한 빨간색 카레인 ‘인델리 커리’로 오뚜기가 장악하고 있는 ‘노란’ 카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CJ제일제당의 ‘색깔론’은 데워서 부어 먹는 레토르트 카레 시장에서 어느 정도 먹혀드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인델리 커리’ 첫 출시 당시 14.3% 정도였던 CJ제일제당의 레토르트 카레 시장 점유율은 최근 20%를 오르내리는 수준까지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즉석덮밥 시장점유율에서는 CJ제일제당이 5월까지 48.2%를 차지해 오뚜기를 꺾었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해 오뚜기가 군림하는 카레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뚜기는 느긋한 태도다. 오뚜기 측은 “시장 지배자인 오뚜기에 대해 ‘흠집 내기’에 나서는 사례는 그동안 많았다”며 “결국 소비자들은 품질로 선택하는 만큼 물에 잘 풀리는 ‘과립형 카레’ 등 품질 강화에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뚜기는 700억 원에 달하는 분말 카레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매일유업 등 다른 식품회사들도 국내 카레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 카레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유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13일 “일본의 한 식품회사와 손잡고 국내 레토르트 카레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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