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모범답안은 없다!…구체적으로 ‘나’를 써라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자기소개서 Bad vs Good

《다음은 잘못된 자기소개서 예시 일부와 이를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해 수정한 내용이다. 점수로 환산할 수 있는 정확한 채점기준을 알 수 없는 만큼 ‘이렇게 쓰면 떨어진다’ 혹은 ‘이렇게 쓰면 반드시 합격한다’고 볼 수 없지만 차이점을 비교하며 참고하자.》

■지원동기 및 목표의식

▽Bad▽

저의 꿈은 외교관입니다. 외교관이 되어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국제중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Good▽

개성이 고향이신 할아버지께 고향인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으며 자랐습니다. 자연스럽게 북한 핵문제나 통일과 관련된 이슈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선생님과 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며 공부를 하다보니 남북통일은 물론 국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외교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외교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외교관이 되어 한국이 지금보다 더 발전하고, 통일이 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학업계획 및 미래계획

▽Bad▽

○○국제중학교에 입학해 국제적인 인재로서 소양을 쌓고 싶습니다. 외국어고나 국제고에 입학해 학업에 전념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대 등 해외 유명 대학에 입학하고 싶습니다. 이후 외무고시를 합격하여 훌륭한 외교관이 되고 싶습니다.

▽Good▽

제 꿈을 이루기 위해 2010년 OO국제중, 2013년 OO국제고에 입학해 우수한 친구들과 함께 경쟁하며 국제무대에 걸맞은 전문적인 소양과 능력을 쌓을 것입니다. 2014년엔 외교학과, 또는 국제학부 학생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대학에 진학한 후 다양한 해외경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외교관이 되기 위해 외무고시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30세쯤 저는 외교관으로써 첫발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해 세계를 무대로 일하고 싶습니다.

■교내외 활동

▽Bad▽

1, 3학년 때 학급반장, 5학년 때 학교부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전국 초중고 논술경시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으며, 국제영어경시대회 동상, MBC아카데미 주최 전국 초중 영어·수학 학력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외에 한국수학인증시험 본선에 진출하여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습니다. 정기적으로 부모님과 양로원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Good▽

4학년 때까지 학급 반장을, 5학년 때는 부회장, 현재는 학교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1학년 때부터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했고, 현재 학생대표입니다. 평소 영어를 좋아했기 때문에 영어 관련 다양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주요 수상실적으로 국제영어논술대회 은상(2009년), HCN영어말하기대회 하이로드상(2007년), 국제영어글쓰기대회 은상(2008년), 전국 연설, 논술대회 연설부분 대상(2008년)을 수상했습니다. 이 밖에도 성균관대 주최 전국 영어·수학경시대회에서 영어부문 대상(2009년), 금상(2008년), 동상(2007년 하반기), 수학부문에서 금상(2008년), 은상(2009년)을 받았으며 ○○구청 주최 합창대회에서 학교합창단원으로 참가해 동상을 수상했습니다.

4학년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음성 꽃동네에 두 달에 한번 씩 방문해 할머니, 할아버지를 뵙고, 안마봉사를 하거나 노래를 불러 기쁨을 드렸습니다. 평소 용돈의 10%를 모아 월드비전을 통해 어려운 해외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도움말 하늘교육」

“천연 잔디-매점이 좋아서 지원”… 맘속 생각 그대로
“문화부장 맡아 친구 7명과 교실 꾸미기…” 사례 위주로

2010학년도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 입시 1차 서류전형에 자기소개서가 추가됐다. 청심국제중은 1차 서류전형 때 자기소개서와 학부모가 쓴 자녀 소개서를 제출해야 한다. 8월 말(청심국제중)과 9월 말(영훈, 대원국제중) 원서접수를 앞둔 현 시점에서 새로운 수상 실적을 만드는 것보다는 자신의 장점이 잘 드러나도록 자기소개서를 쓰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잔디와 매점 때문에 이학교에 지원했습니다!”

올해 청심국제중에 입학한 김예찬 군(12)의 자기소개서는 솔직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어머니 민경란 씨(40·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도운 것은 자기소개서 질문에 대해 아이와 대화하고, 다 쓴 원고에서 문맥에 맞지 않는 조사와 문장을 수정한 것뿐이다.

‘지원 동기’ 항목에 김 군은 ‘학교에 깔려 있는 천연 잔디 위에서 친구들과 축구하고 싶고, 초등학교 때까지 학교에 없었던 매점을 이용하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부모와 학교를 탐방했을 때 김 군이 가장 인상 깊어했던 부분이다. 민 씨는 “아이의 발상이 황당했지만 거창한 이유보다는 솔직한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김 군은 ‘지금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전국에서 모인 우수한 학생들과 경쟁하면서 나를 발전시키겠다’고 썼다. 민 씨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강조하도록 조언했다. 3학년 때부터 도맡아 온 학급회장 경력과 6학년 전교회장 경험을 부각시켰고, 한국우주소년단에서 학교 총대장을 맡았던 경험을 종합해 썼다. 경력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학급회의를 진행한 경험과 당시 느낀 생각을 글에 녹였다.

○ 솔직하게 자신의 재능을 보여라!

국제중 입학담당자와 입시 전문가가 꼽는 자기소개서의 가장 중요한 점은 ‘진솔함’과 ‘잠재력’이었다. ‘모범답안’을 베낀 것 같은 천편일률적인 글이나 업체에서 작성한 듯한 자기소개서는 오히려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영훈국제중 입학 담당자는 “학원이나 업체에 맡겨 쓴 자기소개서는 전형에서 최선을 다해서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 학교별로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대원국제중은 학교 내신의 비중이 100점 만점에 40점으로 영훈국제중(50점)에 비해 낮다. 반면 수상실적은 10점으로 영훈국제중(5점)에 비해 높다. 따라서 대원국제중에 지원할 수험생은 수상실적, 영재교육원 수료 경력 등에 무게중심을 싣는 것이 좋다. 영훈국제중은 교과학습, 청심국제중은 영어공인점수가 중요한 만큼 해당 부문의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한 가지 재능을 집중적으로 돋보이게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드러내 잠재력을 보이는 것이 좋은 자기소개서”라고 조언했다.

○ 단순 나열, 공신력 없는 수상 경력은 NO!

개인적인 경험을 뭉뚱그려 나열한 자기소개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사례는 구체적일 수록 좋고, 다양한 활동을 나열할 때는 일관성 있게 작성하는 것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평소 친구들에게 리더십이 높다고 평가받았다’고 쓰는 것보다 ‘5학년 때 문화부장을 맡아 7명의 친구들과 학교 교실꾸미기를 진행했다’고 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 있다. 국제중 입학 담당자는 “리더십, 봉사활동 등 인성을 판단할 수 있는 항목에 구체적인 사례를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객관성이 떨어지는 실적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교육청 영재교육원 선발시험에 학교 대표로 나갔다면 학교에서 해당 과목 상위 1%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지만, 지원자격에 제한이 없는 특정 학원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에 응시했던 경력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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