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오바마와 한국모델

  • 입력 2009년 7월 13일 17시 05분


◆동아논평: 오바마와 한국모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탈리아 주요 8개국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해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실 내 아버지가 미국으로 유학왔을 당시 1950년대 후반에는 케냐가 한국보다 잘 살았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은 매우 발전하고 상당히 부유한 국가가 되었지만 케냐는 여전히 심각한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 가나 의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연설을 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한국을 배워야 한다며 "아프리카 국가들도 똑같은 일을 못해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 한국을 경제발전의 모범 사례로 언급해 왔습니다. 그는 한국의 어떤 점에 주목하는 걸까요. 그는 "한국 정부는 민간 부문 및 시민사회와 협력해 투명성과 책임성,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일련의 제도적 장치를 창출할 수 있었으며 이는 아주 두드러진 경제발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프리카에 필요한 것도 철권통치가 아니라 강건한 제도라고 했습니다.

이번 주요 8개국 확대정상회의에서 빈곤국들을 돕기 위해 합의된 200억 달러의 식량안보기금도 한국 모델을 감안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앞으로는 비료와 종자 농기계를 지원해 스스로 자급자족하도록 돕게 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을 모범사례로 제시하며 빈곤국들의 분발을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발전을 치켜세운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50년 전 식량 원조를 받아 기아 문제를 해결했던 한국이 이제 빈곤국들을 돕는 모델이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부심과 함께 한국의 성공 모델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키워나가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1920년대에 세계적인 부자 나라였던 남미의 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 정치로 발전 동력을 잃어 아직까지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 케냐를 비롯해 비슷한 사례도 많습니다. 한국의 발전 모델을 '부끄러운 역사'라고 주장하는 일부 좌파세력이야말로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