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농업 해외진출 날개 달았다

  • 입력 2009년 7월 13일 08시 20분


새마을운동 전파 계기
몽골에 개발지원센터 열어
중앙아시아로 확대 계획

경북도가 핵심과제의 하나로 추진 중인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이 해외에서 관심을 끌면서 농업 분야의 해외 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에 경북몽골농업개발지원센터를 마련했다. 이 센터는 1650m² 크기에 비닐하우스 3개동과 농장 30ha, 숙소와 강의실을 갖췄다. 센터 개소식에는 김관용 경북지사를 비롯해 몽골 정부 및 몽골국립농업대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에 앞서 김 지사는 몽골 정부와 농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북도는 밀이나 콩 등 곡물 생산에 유리한 몽골에 아직 선진국의 투자가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해 진출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경북농민사관학교’에 몽골농업 개발과정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가은팜 하창호 대표(54·청도군 이서면)가 몽골에 2만 ha의 농지를 40년 동안 빌릴 수 있도록 했다. 경북도는 이 농지를 지원센터와 연결해 ‘경북농업드림타운’으로 조성하는 한편 이를 통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도 농업 분야 진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5월 몽골국립농업대와 교류 협력을 맺고 현재 국산 보리와 밀, 콩, 참외, 오이 등 10여 품종을 심어 발육 상태를 실험하고 있다.

경북도와 몽골 정부가 농업 발전을 위해 손을 잡은 이유 중 하나는 새마을운동 때문. 몽골은 새마을운동을 농촌 발전의 모델로 삼은 후 2004년부터 관련 사업을 착실히 벌여 2000여 명의 새마을지도자가 몽골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몽골의 새마을지도자 15명은 이 달 경북 지역에서 새마을 연수를 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몽골에서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대규모 친환경농장(330ha 규모) 조성 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성그룹과 농업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경북도는 대성그룹 측과 에너지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북농민사관학교 몽골농업 개발과정의 농민학생 15명은 지원센터에서 숙식을 하면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현지 농업 실태를 공부했다. 교육에 참여한 박만호 씨(51·성주군 수륜면)는 “끝없이 펼쳐진 토지를 보니 새로운 농업을 개척하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며 “경북의 농업 기술을 몽골에 접목해 두 나라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11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주에도 새마을회관을 준공했다. ‘새마을운동 정신’을 수출해 기업뿐 아니라 농업 진출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몽골농업개발지원센터 개설 실무책임을 맡은 경북도 FTA농축산대책과 김종수 과장은 “이제 ‘시장개척’이라는 말에 기업뿐 아니라 농업도 포함되는 시대라고 느꼈다”며 “경북의 농업이 활발하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기반 조성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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