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두산 6연전, 하늘이 보우하사”

  • 입력 2009년 7월 13일 08시 13분


12일 광주 KIA전이 우천 취소된 뒤, 경기진행이 힘들다는 것을 이미 알고도 선수들과 함께 광주구장에 나온 두산 김경문 감독은 “내일까지 쉬게 되면 투수들 휴식이 너무 길어져 가볍게 몸을 풀 겸해서 나왔다”면서 1위 SK가 연이틀 삼성에 덜미가 잡히며 6연패에 빠진 게 화제에 오르자 “점점 재미있어진다”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선두 SK부터 6위 히어로즈까지 촘촘한 순위 싸움을 떠올린 것이었다. 이어 “우리로선 감사하다고 해야 할 듯”이라고 했다.

SK와 주중 경기를 치르고 광주에 내려온 두산은 첫 날인 10일만 게임을 한 뒤 이틀 연속 비 덕분(?)에 게임을 하지 못했다. 한 주의 성적은 3경기에서 2승1패. 5일까지 시즌 최다인 5연패에 빠졌던 ‘2위 두산’에게 선두 SK, 3위 KIA와 치르는 6연전은 ‘결정적인 고비’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그 험난한 스케줄을 선수들의 선전과 하늘(?)의 도움으로 2승1패로 끝낸 김 감독은 주간 성적표에 만족한 듯했다. 더구나 SK와의 주중 첫 경기에서 주전 유격수 손시헌이 상대투수 투구에 맞아 입원까지 하는 아픔 속에서 거둔 성적이었으니….

두산은 이번주부터 삼성-히어로즈-롯데로 이어지는 9경기를 치른 뒤 올스타브레이크를 맞는다. SK, KIA전도 고비였지만, 상승세를 보이는 삼성 롯데나 4위 꿈을 키우는 히어로즈와의 대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김 감독은 줄곧 “그동안 주전 5명이 빠지는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이 정도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해왔다. 최근에도 선발 투수진이 근근이 운영되는 등 전반적인 팀 상황은 아직 좋지 않다. 올스타브레이크까지 예정된 9경기 결과가 두산의 후반기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래서 ‘어려울 때 더 힘을 내는’ 두산의 뚝심이 또 발휘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광주|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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