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태극낭자 ‘금빛 기적’ 쐈다

  • 입력 2009년 7월 13일 07시 57분


제25회 베오그라드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U대회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이 1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결승에서 지소연(한양여대)과 전가을(수원시설관리공단)이 나란히 두 골씩을 뽑아낸 데 힘입어 일본을 4-1로 이겼다. 종전 U대회 여자축구 최고 성적은 2001년 베이징 유니버시아드 때의 동메달이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플레이메이커로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 지소연에게 돌아갔고, 스트라이커 전가을은 12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MVP 지소연, 득점왕 전가을

안익수 감독은 지소연과 전가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섀도스트라이커 지소연은 판단력이 탁월하다. 안 감독은“(지소연은)상황 인식 능력이 뛰어나고 패싱력과 결정력이 좋다”면서 “덕분에 동료들의 능력이 배가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공격루트를 개척하고 찬스를 엮어낸 주인공이었다. 최전방 공격수 전가을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안 감독은 “내가 처음 발탁한 멤버인데, 만날 때마다 새롭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가을은 상대 수비진을 헤집는데 일가견이 있는데, 상대 수비진의 폭을 넓히다보니 동료들의 움직임이 용이해질 수 있었다는 게 안 감독의 판단이다.

○성공적인 세대교체

지난해 초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안 감독은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다가올 2011독일여자월드컵과 2012런던올림픽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22-23세 위주로 팀을 꾸렸다. 지난해에는 경험을 축적한 시기였다. 동아시아대회(3패)와 아시안컵(2승1패), 피스퀸컵(2승1패)에서 잇따라 조별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가능성은 충분했다. 발전 속도도 빨랐다. “지금의 멤버들이 지난 해 뛰었는데, 경험을 쌓다보니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는 안 감독은 “이런 자신감을 유지한다면 월드컵과 올림픽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계속된 지원이 관건

일본전을 이긴 뒤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대학과 실업을 통틀어 12개 등록 팀, 302명의 등록인원에 불과한 한국이 4만명 이상의 등록 선수를 보유한 ‘골리앗’ 일본을 꺾은 데 대한 통쾌함이 첫 번째요, 어디서든 정상에 설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발견한 것이 두 번째 기쁨이었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지원이다.

안 감독에 따르면, 이번 성과는 지난 해 12월 미국전지훈련을 한 달간 다녀온 것이 원동력이다. 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 그리고 여자축구연맹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성과라는 게 안 감독의 설명. 따라서 더 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자축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자축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남자가 2002월드컵에서 4강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여자 또한 충분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그 이상의 성과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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