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농경지 4500ha 침수…이천 304-서울 114mm 또 폭우

  • 입력 2009년 7월 13일 03시 00분


항공기-여객선 결항 잇따라

장마전선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30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번 호우로 승용차가 개울로 떨어지면서 운전자인 60대 노인이 숨지고, 주택과 도로 등이 침수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 수도권과 강원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까지 경기 이천 304mm, 수원 272.0mm, 용인 286.0mm, 동두천 101.5mm, 서울 114.5mm, 강원 횡성 234.0mm, 치악산 232.5mm 등 중부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100∼30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1시 반경에는 경기 용인시 백암면 백암리 도로변의 뚜껑이 열려 있던 배수로에 친구들과 놀던 어린이 김모 양(9)이 빠져 실종됐다. 또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오전부터 서울 잠수교 통행이 금지되고 청계천 전 구간의 출입도 차단됐다. 북한산 등 전국 9개 국립공원 155개 구간의 등산로 출입이 제한됐다. 인천, 충남에서는 연안여객선 일부 항로 운항도 통제됐다. 이날 오후에는 경기 수원에서 화성으로 이어지는 황구지천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하천 주변의 수원시 평동지역 30가구 100여 명, 화성시 황계동 200가구 400여 명의 주민이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가 귀가했다. 경기 지역에서는 수원 130가구, 안산 51가구 등 9개 시군 280여 가구와 화성 등 10개 시군 농경지 4461여 ha(약 1350만 평)가 침수피해를 보았다. 또 경기 의왕∼과천 유료도로 월암 나들목 인근 경사면이 폭우로 무너져 차량 통행이 통제되는 등 13개 도로가 비 피해를 보았다. 이 중 4곳은 12일 복구가 완료됐지만 나머지 9개 도로는 13일 오전 중에나 차가 다닐 수 있을 것으로 경기도는 예상했다.

강원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 인근 농어촌도로에서는 승용차가 3m 아래 개울로 추락하면서 운전자 김모 씨(67)가 숨졌다. 영월군 중동면 이목리에서는 한 명이 발을 헛디디면서 개울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강원도 각 지역에서는 산에 올랐다가 폭우로 길이 끊긴 등산객 등 총 43명이 구조됐다.

인천 지역은 이날 오전 한때 시간당 최대 3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중구 운서동 영종도지역 도로 3곳이 침수돼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또 집중호우가 내린 영종도 지역은 진동마을∼금호아파트 입구 도로와 경찰 특공대 진입도로 지하차도, 중산동 구읍뱃터∼남측해안 도로 등의 수십 m가 한때 물에 잠겼다.

○ 충청과 영호남

최대 80여 mm의 비가 내린 호남 지역에서는 강풍과 파도로 군산∼어청도, 격포∼위도 등 섬 지역을 오가는 6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일부 항공편도 폭우로 결항됐다. 부산 지역도 강풍으로 김포∼김해 간 항공편 운항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오후 10시 현재 서산 114.5mm, 당진 162.5mm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100mm 안팎의 비가 내린 충남 지역은 당진 지역 204ha, 서산 123ha, 태안 109ha 등 농경지 500여 ha가 침수됐다. 또 태안 서산 보령 등 서해안 6개 시군에 내려진 강풍주의보와 서해 전해상의 풍랑주의보로 대천항, 오천항 등에서 섬을 연결하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돼 피서객과 주민들의 발이 묶였다. 대천해수욕장 주변에서 열리고 있는 보령머드축제장도 모든 머드 체험시설 사용이 중지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중부, 오늘밤부터 다시 큰 비

기상청은 “13일에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남해안 지방은 흐리고 비가 온 뒤 오후부터 점차 그치겠으나, 중부지방은 13일 밤부터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오겠다”며 “집중호우로 인한 재난사고에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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