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는 길 택한 GM, 자폭하는 쌍용차 노조

  • 입력 2009년 7월 13일 02시 59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나 10일 뉴GM으로 새 출발했다. 지난달 1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GM은 40일 만에 주요 자산 매각을 끝내 당초 예상(60∼90일)보다 빨리 파산보호에서 벗어났다.

GM은 강성 노조의 폐해로 파산 직전까지 몰렸으나 경영위기 이후 강도 높은 자구계획으로 회생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내 근로자 수를 작년 말 6만1000명에서 내년 말까지 4만 명으로, 공장 수를 47개에서 34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GM노조의 상급단체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2015년까지 GM과 크라이슬러에서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신규 근로자 임금수준을 낮추는 데도 합의했다. 이런 희생을 동반한 노력이 있었기에 미 정부가 지원을 결정했고, 파산보호 조기졸업도 가능했다.

2월 초부터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쌍용자동차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인 쌍용차 노조는 법원과 채권단이 회사 회생의 필수적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인적 구조조정을 거부하고 50여 일째 평택공장을 점거해 불법파업을 벌이고 있다. 공장 점거를 풀고 시설을 회사에 인도하라는 법원 결정도 무시했다. 공장 점거가 길어지면서 쌍용차 직원 7000여 명은 물론이고 협력업체와 거래업체를 포함해 20만 명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공개된 평택공장 내부 항공사진을 보면 마치 ‘전쟁 준비’를 하는 듯하다. 쌍용차 노조는 지게차에 액화석유가스(LPG)통과 불꽃을 뿜을 수 있는 파이프를 달아 ‘화염방사기 지게차’를 만들었다. 지붕에는 경찰이나 쌍용차 임직원이 진입할 경우 공격용으로 떨어뜨릴 수 있도록 금속 타이어 휠을 쌓아놓았다. 새총을 쏘기 위한 ‘실탄’인 볼트를 상자에 담아 타이어 휠 옆에 쌓아두었다. 모두 인명 살상과 공장 파괴가 가능한 ‘무기’들이다.

외부 과격세력의 개입은 쌍용차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민노총은 GM의 새 출발을 도운 UAW와는 딴판으로 쌍용차 정상화보다는 혼란 확대와 정치투쟁에만 매달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상급단체 노조 간부는 개별 사업장을 맘대로 드나들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본보 A1면 보도). 민노총은 쌍용차 공장에서 즉시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쌍용차 노조 및 외부세력이 저지른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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