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필리프 티에보]열매 영그는 韓-佛과학기술 협력

  • 입력 2009년 7월 13일 02시 59분


한국을 찾는 프랑스 과학자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의 연구원만 보더라도 매일 평균 2, 3명이 한국을 방문한다. CNRS 외에도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INSERM), 국립 자연사박물관 같은 최고 수준 연구소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한-프랑스 양국의 유수 대학도 나날이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주한 프랑스 기업이 한국 대학에 연구소도 세우고 있다. 프랑스의 과학기술계, 대학, 기업이 한국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를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세계 정상급의 프랑스 대학이나 연구소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 프랑스의 뛰어난 기초연구 수준에 주목한다. 프랑스의 기초연구 역량은 기술 이전에 관련된 한국의 노하우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한-프랑스 과학기술 협력기금사업은 양국 과학기술 협력의 진정한 핵심 중추로 2003년부터 양국의 과학연구 교류를 장려하고 있다. 2008년과 2009년에 100만 유로의 재원을 마련했는데 양국이 동일한 비율로 재정지원을 한다. 프랑스는 고등교육연구부와 외교부가, 한국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최첨단 분야의 과학협력을 원활하게 할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매년 항공우주, 기초과학, 신소재 나노 과학, 생명, 보건 및 생명공학, 인문사회과학, 정보통신과학, 환경과학와 관련한 프로젝트 30여 건이 지원을 받는다.

이들 공동연구소 이외에 가장 오래된 한-프랑스 협력연구기관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다. 5월 8일 경기 성남시 판교 1만4000m² 용지에 마련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시설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뛰어난 과학기술과 재정지원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외국의 수준 높은 연구팀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한국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2002년 9월 설립 준비 당시 한국정부는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를 모델로 하는 공공-민간 연구소에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가 보유한 생명과학 역량과, 한국의 강점인 정보기술(IT)이 결합해 설립됐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게놈 기술과 살아있는 세포이미지 기법을 접목하는 중인데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 전까지의 연구기간을 18개월로 줄이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연구원들은 전염성 질환에 대항하여 싸우는 파스퇴르연구소의 전통을 잘 따르면서 결핵,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C형 간염 및 뎅기열, 수면증, 리슈마니아, 샤가스병과 같은 질병을 퇴치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위치한 경기도 역시 전략적으로 이상적인 곳이다. 서울과 근접해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제약회사 60%가 모여 있고 경기바이오센터도 있다. 공공 연구 및 기술이전 연구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경기바이오센터는 2009년 4월에 INSERM 원장 앙드레 시로타 교수의 방한을 맞아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3자 간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했다.

시로타 교수는 이 같은 윈윈 파트너십을 한국에서 맺을 수 있었던 건 인프라 투자에만 급급하기보다 세계적인 수준의 인력을 모집하는 등의 장기적인 안목을 중시하는 전략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활동은 한국과 프랑스 양국의 건설적인 과학교류의 역할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세계 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과학기술과 연구개발(R&D)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두 나라 과학계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협력정신이 더욱 견고해지기를 바란다.

필리프 티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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