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백, 배짱을 부리다

  • 입력 2009년 7월 13일 02시 59분


○ 김형우 3단 ● 박영훈 9단

지금까지 바둑의 흐름은 백이 좋다. 김형우 3단은 상변에서 ‘치고 빠지는’ 전술로 국면의 주도권을 잡았다.

흑 53 때 백은 갈등에 빠진다. 좌하 61의 곳이 탐나는데 흑은 ‘가’로 붙이는 맥을 구사할 것이다. 백 54는 불가피한 보강. 흑 55에 백 56으로 치받은 수는 정수. 밖으로 밀고 나가 봐야 득이 없다.

흑은 59로 뛰어 좌하 귀와 중앙 백을 동시에 노린다. 백이 60으로 중앙을 보강하자 흑 61로 좌하 백의 근거를 뺏는다. 이때부터 백이 배짱을 부리기 시작한다. 백 62, 64로 좌하를 보강하는 듯싶더니 흑 65 때 66으로 사이드스텝을 밟고 흑 67 때 68로 아예 중앙 백을 한 수 더 보강한 것. 그동안 좌하 귀 백 말은 흑의 포위망에 완전히 갇혔다. 좌하 귀 백이 곱게 살지 못한다면 66, 68은 무모한 수가 될 터인데….

상대방이 이렇게 손을 빼면 박영훈 9단도 화가 날 만하다. 흑 69가 공격의 급소. 백이 참고도처럼 평범하게 두면 살길이 묘연하다. 이때 백 70의 묘수가 등장했다. 김형우 3단이 진작부터 준비하고 있던 수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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