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안전한 시력교정 수술, 2가지만 지켜라!

  • 입력 2009년 7월 13일 02시 59분


수술 전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는 필수, 수술 시 안구의 회전현상까지 추적하는 ‘아마리스 레이저’에 관심

햇볕이 따가운 여름이면 바다, 수영장, 계곡 등에 피서객들이 넘쳐난다. 형형색색 선글라스들도 거리를 누빈다. 그러나 물놀이도, 예쁜 선글라스도 ‘그림의 떡’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시력이 낮은 경우다.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는 이들에게는 물에 들어가는 일도, 선글라스를 끼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렌즈를 끼고 물에 들어가면 눈이 쉽게 건조해지고 충혈이 되면서 결막염 등 안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렇다고 선글라스에 도수를 넣자니 선글라스 디자인을 선택할 때 제한이 생긴다.

안경과 렌즈를 벗어버리고픈 사람들에게는 라식, 라섹 등 레이저 시력교정 수술이 해결책일 수 있다. 이들 수술은 최근엔 안과 의사들도 받을 만큼 검증된 수술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관한 논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안전한 수술을 위해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은 두 가지다.

○ 내 눈 안의 흰 점 돌연변이 유전자 탓

첫 번째로 확인해야 할 것은 아벨리노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벨리노 유전자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라는 질환을 일으킨다. 이 병에 걸리면 각막 중심부에 회백색 점이 생기고 말기로 진행될수록 점의 개수가 많아지면서 시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질환은 연세대 의대 안과의인 김응권 교수가 세계 최초로 발견한 후 2004년 국내외에 발표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현재 국내에서 이 증세로 확진을 받은 환자 수만 해도 약 1만 명이다. 그러나 최근 제 2회 각막이상증연구소 심포지움에서 발표된 국내 유병률 통계(1만 명당 11.48명)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국내 환자 수는 최소 4만∼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는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유전자를 보유한 이상 렌즈를 끼거나 점이 생긴 각막을 깎아 진행을 더디게 할 뿐이다. 다행인 것은 이 질환이 몇 십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다는 것. 평균 10대 초반에 각막에 미세한 흰 점이 생기기 시작해 60대 이후에야 실명까지 이른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심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각막손상이다. 자외선, 레이저, 심한 외부 충격 등이 각막손상의 원인이다. 한번 각막이 손상되면 병의 진행이 급속도로 빨라진다. 이 때문에 각막을 제거하는 레이저 시력교정 수술을 받기 전에는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실제로 똑같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앓고 있는 25세 여성 환자 두 명을 비교한 결과, 라식수술로 각막에 손상을 입은 환자와 각막 손상이 없는 환자의 이 질환 진행 상태에는 극명한 차이가 드러났다(사진 참조).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인 줄 모르고 라식수술을 받은 환자는 젊은 나이에도 각막 전체에 걸쳐 흰 점들이 넓게 퍼졌다.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고 곧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 반면 손상이 없는 환자의 각막은 미세한 점 예닐곱 개가 보일 뿐 정상적인 눈과 큰 차이가 없다.

연세대의대 각막이상증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김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가 레이저 시력교정수술을 받으면 평균 2∼3년 내에 증상이 시작돼 최대 7∼8년 뒤에 시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막손상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몇 십 년에 걸쳐 나타나는 병의 진행이 몇 배나 빨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아직도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안과가 많지 않다는 것. 2005년부터 아벨리노 유전자 연구 및 검사를 시행해온 ㈜아벨리노에 따르면 이 회사와 제휴를 맺은 안과는 전국적으로 70여 곳. 전국 안과 수가 2500개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저하게 적은 숫자다. ㈜아벨리노 외에도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업체들이 있으나, 이 업체들과 제휴를 맺은 안과도 많은 숫자가 아니다.

1만 건 이상의 임상사례를 보유하고 연세대 각막이상증 연구소, 카이스트 등과 아벨리노 유전자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인 ㈜아벨리노 윤정국 본부장은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는 유전자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것인 만큼 검사의 정확도, 신뢰도, 실제 임상사례 수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레이저 시력교정 수술의 부작용을 막으려면

레이저 시력교정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부작용이다. 안구건조증, 야간 빛 번짐 현상 등의 부작용은 조금 불편한 정도라지만, 각막확장증 등 치료가 불가능한 부작용은 평생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각막확장증은 시력교정 수술을 받을 때 각막을 너무 많이 깎아 남은 각막이 안압을 견디지 못하고 안구가 돌출하는 증상이다. 안경으로도 시력교정이 불가능하고 한번 발생하면 평생 특수렌즈를 착용해야 한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안전한 수술법을 택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아마리스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법은 안전한 시력교정 수술로 평가받고 있다.

아마리스 레이저의 장점은 세 가지가 꼽힌다.

첫 번째는 열로 인한 손상을 줄여준다는 점. 레이저 시력교정 수술을 받을 때는 레이저가 조사(照射·내리쬠)되는 동안 열로 인해 각막이 손상을 입게 된다. 이 때 레이저 빔의 크기가 클수록 각막 손상도 크고 각막을 깎아낸 표면이 거칠어 정교함이 떨어지는 것.

시력교정 전문병원인 강남밝은세상안과의 김진국 원장은 “레이저 빔의 크기가 작고 레이저 빔이 조사되는 속도가 빠를수록 각막 손상 정도를 줄이고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레이저 빔의 지름이 0.6∼0.8mm였다면 아마리스 레이저의 빔 지름은 0.54mm. 현재까지 개발된 레이저 기계 중 빔 지름이 가장 작다. 속도에서도 기존 레이저 빔 중 가장 빠른 것이 400Hz였으나 아마리스 레이저의 빔은 500Hz로 더 빠르다.

두 번째는 실시간 각막 두께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 수술은 먼저 초음파를 이용해 각막 두께를 측정한 뒤 각막을 깎는 시술에 들어간다. 이 때 사용되는 초음파 검사는 일정한 오차 값을 가지므로 의사는 오차의 범위를 감안해서 이를 수술에 적용해야 했다. 또 수술 중에는 깎아내고 있는 각막의 두께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아마리스 레이저는 초음파가 아닌 빛을 이용해 각막 두께를 측정하므로 이런 오차를 줄일 수 있었다. 또 수술 중에도 의사가 실시간으로 각막 두께를 측정할 수 있어 안전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 김 원장은 “실시간으로 각막의 두께를 알면 저(低) 교정, 과(過) 교정 등 수술 오차를 줄이고 야간 빛 번짐 등의 부작용도 거의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5차원 안구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 구형(공 모양)인 사람의 눈은 미세하지만 계속 회전한다. 앉아 있을 때와 누워 있을 때의 움직임도 서로 다르다. 안구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시축(視軸)을 중심으로 최대 30도까지 회전하기도 한다. 시력교정수술 중에도 눈은 계속해서 움직인다. 수술 시 환자가 긴장하면 안구 움직임이 더욱 빨라진다. 문제는 눈 움직임이 시력교정 수술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것. 난시의 경우 수술 중 안구가 10도만 회전해도 교정 효과는 절반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리스 레이저는 이런 안구 움직임을 전방위로 추적할 수 있다. 기존 레이저들이 수직, 수평의 평면적인 움직임(1, 2차원)과 상하좌우 기울기(3, 4차원)를 감지했다면, 이 레이저는 이와 함께 안구가 돌아가는 회전현상(5차원)까지도 추적하는 기능을 보인다. 이에 따라 눈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어 수술 시 오차를 대폭 줄일 수 있다(그래픽 참조).

가톨릭의대 안과 외래교수인 이오스(E.O.S) 안과 오정우 원장은 “아마리스 레이저는 시술자가 안구의 모든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수술의 안전성을 높이고 환자마다 맞춤형 수술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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