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계약? 김승현·구단 둘 다 한심”

  • 입력 2009년 7월 11일 08시 35분


‘김승현 사태’…농구계 반응

“고작 39경기 뛴 선수가 어떻게…구단은 땅 파서 장사하나”

“5년간 50억이라니…급하다고 덥석 문 오리온스 무능 극치”

김승현(31·오리온스)과 오리온스구단의 줄다리기로 농구계가 시끌벅적하다. 3년 전 김승현이 FA계약을 할 때 ‘뒷돈 거래’와 ‘이면계약’이 있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익명을 전제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농구계의 반응을 들어봤다.

○“땅 파서 장사하나? 김승현 할 말 없다.”

A구단 감독은 “웬만하면 선수편을 들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면서 “구단이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김승현은 할 말 없다”고 몰아붙였다. 김승현은 정규시즌 54경기 가운데 지난시즌 고작 39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전 시즌에도 21경기에만 나섰다.

허리부상의 여파 때문. B구단 관계자 역시 “열심히 하다가 다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몸 관리 자체가 안 되는 선수라는 평이 파다한데 어느 구단에서 좋아 하겠냐”고 했다. 팀의 주축선수로서 가져야 할 훈련 태도 및 정신자세가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누가 그런 계약하랬어? 구단 책임져야!”

하지만, 도의적인 책임과 법적 책임은 다르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C구단 관계자는 “만약 5년간 약50억에 이른다는 이면계약서의 존재가 확실하다면, 구단이야말로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승현은 도의적인 책임에 그치지만, 오리온스는 계약의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D구단 관계자 역시 “급한 마음에 덥석 ‘불법’계약을 해버리고, 이제 와서 돈을 못준다고 버티면 어느 선수가 가만히 있냐”고 되물었다. 대형 계약을 하면서 마이너스 옵션조항 하나 달아놓지 않는 구단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것이었다.

○“샐러리 캡 등 사태 초래한 제도 수정을”

E구단 감독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샐러리 캡 제도 등 사태의 본질을 짚었다. F구단 관계자는 “FA의 경우 샐러리 캡 예외조항을 인정하는 등의 제도보완이 시급하다”고 했다. NBA에서도 소위 래리버드 익셉션(Exception·3년 이상 한 팀에서 뛴 선수가 FA자격을 얻을 경우 그 연봉을 샐러리 캡에 포함시키지 않는 조항)등의 장치가 있어 합법적인 대형계약의 탄생이 가능하다.

G구단 선수는 “FA 이전에는 목돈 만질 기회가 없어 내 집 장만도 어렵다”면서 “데뷔 첫 해 연봉은 적게 받더라도 프로야구처럼 계약금 제도를 도입하면 선수입장에서도 무리한 뒷돈은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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