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보호주의 배격… DDA 내년 타결”

  • 입력 2009년 7월 1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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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달러 농업기금 조성
온실가스 제한 합의 불발
“김빠진 회의” 한계 노출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0일 정상들은 가난한 국가들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2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또 교착상태에 있는 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을 내년까지 타결하기로 했다.

○ 농업 투자 확대, DDA 협상 내년 타결

10일 식량안보회의에서 G8 정상들은 ‘식량위기 해결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식량원조와 별도로 향후 3년간 200억 달러의 농업투자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당초 150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으나 아프리카 초청국과의 협의를 통해 50억 달러를 증액했다. 이 기금은 빈국 소농에 대한 대출과 농사기술 향상에 쓰일 계획이다.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정상들은 “인류를 기아와 빈곤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가 시급하다”며 식량 지원보다는 소농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빈곤 퇴치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G8에 브라질 중국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EU가 참가한 별도의 확대정상회의는 9일 “2010년 DDA에 대한 야심 차고 균형 잡힌 결론을 도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모든 보호주의적 조치를 배격하고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 움직임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기축통화 문제를 놓고는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회의에 참석한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9일 “국제 통화체제를 개선하자”고 제안하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거들고 나섰다. 이에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급선무는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논의의 초점을 흐리지 말라”고 반박했다.

○ 전 지구적 주요 현안 여전히 미제로

이번 회의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 기후변화 문제 등 국제사회의 각종 현안이 다양하게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기후변화 문제도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관련된 G8의 합의를 즉각 거부함으로써 빛이 바랬다. 빈국에 대한 지원도 선진국들이 과거 약속한 지원금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전력이 있어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세계의 주요 문제를 결정하는 데 G8의 논의 틀이 한계를 보여 줬다는 분석도 많다. AFP통신은 “부국들의 클럽이던 G8이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제 신흥국가들의 도움 없이 기후변화 등 글로벌 도전을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특별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경제분야 회의는 중요성에서 주요 20개국(G20)에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G8 정상회의 협상대표인 마이클 프로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 회의는 4월 런던 G20 정상회의와 9월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사이에 낀 회의”라며 “구체적 결과를 생산하기보다는 중간지점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 내에서도 G8의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G8을 G14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신흥국가들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형태를 찾고 있다”며 G8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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