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한국 LCD산업의 성공 비결

  • 입력 2009년 7월 10일 17시 02분


◆동아논평 : 한국 LCD산업의 성공 비결

우리나라 LCD산업이 파죽지세의 기세로 달리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세계 대형 LCD시장 점유율은 52.2%로 1위였습니다. 4월과 5월에도 정상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개별기업 차원에서도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1분기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2위 국가는 38.3%인 대만이었습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한국은 11.4%포인트나 높아졌고 대만은 7.7%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일본 중국 등 나머지 나라를 다 합쳐도 9.5%의 점유율에 불과합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LCD 산업에서 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의 절반이 우리 기업들이 만든 제품이라는 현실은 가슴 뿌듯한 일입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1990년대 중반 당시로는 엄청난 규모인 수천억 원씩을 투자해 2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했습니다. 한국LCD산업의 본격적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죠.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위축되지 않고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2002년 전후로 세계 LCD산업이 공급과잉에 따른 위기를 맞자 일본 기업들은 추가 투자를 꺼리거나 사업 자체를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역발상의 사고로 과감한 투자에 나서 2002년에 5세대 LCD 생산라인을, 2004년에 6세대 생산라인을 세계 최초로 가동했습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세계 LCD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던 일본은 이때부터 한국과 대만에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대만이 주춤하는 사이에 한국은 8세대 생산라인 투자와 함께 신기술, 신제품을 계속 선보이며 올해 들어 시장점유율을 더 높였습니다.

한국 LCD산업의 '1등 유지 공식'은 이렇습니다. 현재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 강화하면서 동시에 당장에는 돈이 되지 않는 상용화 이전의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을 선도해 다른 기업과의 격차를 계속 벌려나가는 전략입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세계 LCD산업의 확고한 강자(强者)로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브랜드를 빛내주기를 기대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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