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변태클럽 원조…日 ‘해프닝바’ 들여다보니

  • 입력 2009년 7월 10일 15시 40분


일본 ‘해프닝바’ 내부
일본 ‘해프닝바’ 내부
최근 서울 강남에 집단 혼음 등 음란행위를 할 수 있는 신종 클럽이 등장해 물의를 빚은 가운데 일본에서도 이 클럽의 모태가 된 일명 '해프닝바'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해프닝바는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요코하마(橫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 확산돼 있다. 일본에선 이 같은 가게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성업해 왔으며 인터넷엔 유명 해프닝바를 소개하는 전문 사이트도 있을 정도다.

일본 경찰은 공연외설죄를 적용해 이 같은 업소를 단속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건물 외부에 간판을 내걸지 않고 인터넷으로 회원을 모집해 회원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경찰의 단속망을 피해 독버섯처럼 확산되고 있다.

최근엔 별실을 두고 음성적으로 운영하거나 관광버스를 활용하는 '변종'까지 생겨났다. 일본 경찰은 관광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며 집단 성행위를 하는 해프닝바를 운영한 유명 방송작가 등 관련자를 체포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8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의 해프닝바는 주로 가게 내부에 어두운 조명을 설치해 상대의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게 해놓고 강남 음란클럽보다 더 노골적인 수준의 성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손님들이 즉석에서 만나 다른 이들에게 공개된 상태로 상대를 바꿔 성행위를 하는 스와핑, 집단 혼음을 하는가 하면, 각종 도구를 이용한 가학적 성행위와 동성애 등도 허용된다. 하지만 입장객들이 모두 성적인 행위에 참가할 필요는 없다. 바에서 술을 마시며 다른 이들의 행위를 관람하는 것만도 가능하다. 이는 강남 음란클럽과 비슷한 점이다.

다양한 성적 취향을 가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업소 별로 서비스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날마다 다른 테마로 운영되는 '이벤트 데이'는 해프닝바의 대표적 서비스. 도쿄 신주쿠의 모 업소는 날짜 별로 '봉춤 데이' '비키니 데이' 등을 마련해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변태적 성욕을 지닌 손님을 위한 '엿보기 구멍'이나 채찍 등 가학적 성행위 도구를 갖춘 곳도 많다. 남성이 여장을 할 수 있도록 의상과 액세서리를 제공하는 가게도 있다.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업소 B는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초식남 열풍'에 착안해 '초식남을 육식남으로 개조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성에게 접근하거나 성행위를 하는데 소극적인 초식남을 적극적인 남성으로 만들어준다는 것.

이밖에 '예술적 행위'라며 '바디아트 이벤트'를 하는 가게도 있다. 일본 인터넷 게시판, 블로그 등엔 해프닝바를 다녀온 손님들이 직접 촬영한 민망한 사진과 체험기 등도 소개돼 쉽게 볼 수 있다.

해프닝바는 회비, 입장료, 술값 등을 포함해 보통 한 번 이용 시 요금이 한국 돈으로 수십만원에 이른다. 대부분의 업소는 남성 혼자 입장할 경우 가장 비싼 요금을 요구한다. 여성은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입장이 가능하며 커플은 그 중간 정도의 돈을 내고 이용한다. 강남 음란클럽과 마찬가지로 남성 혼자서는 입장이 불가능한 가게도 많다. 도쿄의 한 업소는 홈페이지에 혼자 가게를 찾는 남성의 입장료를 1만엔, 커플은 3000엔, 여성 혼자 올 경우는 1000엔으로 소개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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