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은 넘겼지만 회복 속도가…”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국제통화기금(IMF)이 8일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호세 비냘스 통화 및 금융시장 담당 국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이코노미스트(가운데)를 포함한 IMF 주요 임원들이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8일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호세 비냘스 통화 및 금융시장 담당 국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이코노미스트(가운데)를 포함한 IMF 주요 임원들이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IMF 내년 성장률 조정… 美 0.8%P↑-中 1%P↑
“금융개혁 아직 안끝나”섣부른 출구전략 경계도

“최악은 지나갔다. 경제회복이 진행되고 있지만 강도는 미약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8일 세계 각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4월 발표에 이어 석 달 만에 조정된 이번 전망치는 긍정적 예측 속에서도 다소 혼재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중국 인도가 세계 경기회복 견인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4월 제시했던 수치(1.9%)보다 0.6%포인트 높은 2.5%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1.4%로 당초 전망치보다 오히려 0.1%포인트 낮췄다.

중국과 인도 같은 신흥공업국을 중심으로 경제가 살아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 내년 경제성장 기대감을 높인 주된 이유다. 중국의 내년과 올해 경제성장률은 모두 종전보다 1%포인트 높아진 8.5%와 7.5%에 이를 것이라고 IMF는 전망했다. 인도도 내년과 올해 성장률이 각각 6.5%와 5.4%로 0.9%포인트씩 상향 조정됐다. 다만 IMF는 아시아 경제가 서구 선진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가능성은 일축했다. “선진국 소비에 의존하지 않은 신흥공업국의 자체 회복은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선진국의 경제 전망치도 높아졌다. 미국의 내년 성장률은 기존 0%에서 0.8%로 상향 조정됐다. 올해 성장률도 0.2%포인트가 높아진 ―2.6%로 수정됐다. 일본은 내년 성장률이 1.7%로 종전보다 1.2%포인트, 올해는 0.2%포인트가 개선된 ―6.0%로 추산됐다. 다만 미국발(發) 금융위기 후폭풍에 시달리는 유럽의 상황은 좋지 않다. 유럽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0.3%로 종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지만 올해(―4.8%)는 기존보다 0.6%포인트가 더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이 상각해야 할 부실자산 예상 규모가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최대 4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던 4월 전망치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IMF는 밝혔다.

○ “섣부른 기대는 금물”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회복 강도가 약하다”며 “각국의 정책 책임자들은 현재의 추세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직 개혁 논의가 진행 중인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따라서 경제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할 경우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덧붙였다.

각국이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논의 중인 이른바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그는 “섣불리 시도했다가는 경제회복세가 휘청거릴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진행 중인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이 거론되는 시점에 나온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날 미 의회에서 추가 경기부양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진 점을 언급하며 “투자자들도 미래 경기회복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오후 하락세 속에 등락을 거듭해 불안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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