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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강소기업 국제화가 살 길

강소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비록 작은 규모지만 틈새시장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국내 최강자의 위상은 물론 높은 국제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뛰어난 성장성과 탁월한 생존능력은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 틀림없다.

강소기업들의 성공비결을 분석해 보면 상당수 업체가 집요한 기술개발로 국내 틈새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기업과의 하도급관계에 의존하는 시장 특성상 취약한 이익구조에 시달리기 쉬우며, 협소한 시장규모 때문에 성장률 또한 정체되고 있어서다. 이는 강소기업들이 더욱 빨리 그리고 단호하게 국제화의 길을 걸어야 함을 뜻한다.

고통스럽지만 창업 때부터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또 서비스 분야 등에서 새로운 융합사업을 개척한 기업들 역시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확실한 생존 방법은 국제화와 신시장 개척뿐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국제화와 신시장 개척은 20세기에도 해왔던 과업이지만 중국과 일본의 틈 사이에 끼인 지금도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결정짓는 핵심 사안이다. 이처럼 중대한 과제를 앞에 두고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강소기업들은 우선 과거의 성공 노하우가 갖는 한계부터 깨달아야 한다. ‘하면 된다’는 정신과 빠른 속도의 기술 개발로 지금껏 시장에서 성공했지만 이제는 ‘혼자 하는’ 기술 개발은 위험하고 부가가치도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치 창출의 원천이 지적재산권과 브랜드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기술을 개발해 완제품을 생산해도 기술 특허권자나 브랜드 유통망을 쥐고 있는 기업들에 대부분의 이익을 빼앗기기 십상이다.

둘째, 혁신의 레벨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지금까지 단일 제품의 혁신능력을 갖고 경쟁했다면 앞으로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차별화해야 한다. 즉, 여러 제품군이나 여러 사업을 아우르는 ‘전략 혁신’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소기업의 역할도 관련 기업들과 작은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심축이 돼야 한다.

셋째,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도 강소기업 중심의 전략적인 협력 네트워크, 또는 소생태계 구축에 역점을 둬야 한다. 따라서 개별 소생태계에 적합한 맞춤식 전략 개발이 필요하며 기업 간 전략적 관계를 촉진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활성화, 투자 인센티브 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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