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PC 모든 저장데이터 날아갈수도”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국정원-방통위, 백신 업데이트 당부… 국민銀 인터넷뱅킹 30분간 일부 불통
전자정부사이트 등 7곳 3차공격… 해외 숙주사이트 4곳 차단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시작된 지 3일째인 9일 국민은행과 다음 메일 등의 사이트를 타깃으로 한 ‘3차 공격’이 시작됐다. 또 국가정보원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밤 12시경 신종 악성코드에 감염된 PC의 하드디스크가 10일 0시부터 자동 포맷될 것이라는 내용의 ‘긴급 상황 전파문’을 각 언론사에 보냈다. 국정원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를 켜면 모든 저장정보가 자동 삭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용자들은 최신 백신프로그램으로 점검한 뒤 PC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은 9일 오후 6시경 3차 디도스 공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은 행정안전부 전자정부사이트, 조선닷컴, 국민은행, 네이버 메일, 다음 메일, 파란 메일, 옥션 등 7개 사이트다.

공격 여파로 국민은행 홈페이지 접속이 오후 6시경부터 30분 동안 차단됐다. 트래픽(접속량)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면서 시스템이 마비될 우려가 커지자 국민은행 측이 6시 5분부터 35분까지 인위적으로 전체 이용자 중 30% 정도에 대해 접속을 차단한 것이다. 은행은 예비시스템을 가동해 트래픽 처리량을 늘린 뒤 시스템을 정상화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트래픽이 임계치를 넘어서는 상황이 되면 다시 접속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안철수연구소가 3차 공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이미 피해를 입은 사이트들이 대비를 했지만 공격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2차 공격까지의 상황을 볼 때 3차 공격은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6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7일 오후 6시경 시작된 1차 공격이 24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튿날인 8일 오후 6시경 16개 사이트를 상대로 발생한 2차 공격도 24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일부 보안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공격이 ‘예고편’에 불과하며 본격적인 ‘사이버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직 해커 등 보안 관련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이번 공격은 미디어와 금융 마비의 전 단계”라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디도스 공격이 지속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KT 등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에 공격에 동원된 ‘좀비 PC’에 대해 제한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인터넷 침해사고 경보 단계는 현재의 ‘주의’를 유지하되 3차 공격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경계’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이날 디도스 공격을 야기한 해외 숙주 사이트 4곳을 발견해 차단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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