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사진촬영 명당’은 바로 여기!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일몰-야경은 성산대교 북단… 600년 풍광은 북촌 한옥마을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과 가회동 사이의 골목길. 카메라 셔터를 연방 눌러대던 생활사진가 임병식 씨(27)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좁다란 계단을 오르니 한옥을 덮고 있는 기와지붕들이 한눈에 펼쳐졌다.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검은 기와들은 저 멀리 고층 빌딩들을 만날 때까지 비스듬히 이어졌다. 임 씨와 함께 찾은 이곳은 바로 북촌 한옥마을. 600년 역사의 서울을 사진에 담을 수 있어 각광 받는 곳이다.

○“서울은 사진 찍기 좋은 곳”

최근 디지털카메라 열풍이 불면서 카메라를 목에 건 채 도심을 누비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중학생 때부터 사진에 빠졌다는 임 씨도 거리에 나갈 때는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임 씨는 “계단식으로 이뤄진 북촌에서는 서울 도심과 남산이 훤히 내려다보인다”며 “주위를 잘 살피면 빠끔히 얼굴을 내민 고양이를 모델 삼아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동호회 ‘500D클럽’의 정광국 대표(37)는 “서울은 아름다운 야경과 일몰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숨겨진 도시”라고 말한다. 정 대표에 따르면 성산대교 북단에 있는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가 야외 풍경을 담기에는 으뜸이다. 정 대표는 “망원지구는 풍경, 일몰, 야경이 모두 가능한 곳”이라며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성산대교 바로 밑에까지 가서 웅장한 구조물을 찍을 수도 있다”고 추천했다. 좀 더 욕심을 부리고 싶으면 한강대교로 가면 된다. 정 대표는 “한강철교, 노들섬과 함께 지는 해를 렌즈에 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유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동작구 본동 동작실버센터 인근의 흑석동 한강조망대도 일몰이나 63빌딩, 한강대교 등의 야경을 찍기에 좋은 장소다. 정 대표는 “6∼8월에는 오후 8시까지 개방하는 상암동 노을공원에서도 아름다운 일몰을 찍을 수 있지만, 겨울에는 오후 5시면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일몰 촬영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대신 널찍하게 펼쳐진 하늘공원 풍경을 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도심 야경을 볼 수 있는 인왕산으로 야간 산행을 가는 사람이면 카메라는 필수”라고 귀띔했다.

○도심 속에 숨겨진 사진 촬영 명소

여의도 환승센터는 도심 야경을 찍고 싶으면 꼭 찾아야 하는 필수코스다. 환승센터 북쪽에서 지나가는 버스와 함께 야경을 찍으면 버스 색상에 따라 파랑, 초록, 빨강 등의 색감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영등포구 문래동 문래예술공단이나 종로구 수송동 ‘장미계단’ 역시 숨겨진 명소다. 과거 공업지역이었던 문래예술공단은 예술가들이 속속 모여들며 예술거리로 탈바꿈했다. 거리 곳곳에 아름답고 재미있는 벽화나 예술작품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종로구청 인근 건물의 벽면에 설치된 장미계단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고급 스튜디오 못지않은 촬영지다.

이 밖에 강동구 길동 자연생태공원이나 최근 문을 연 도봉구 도봉동 서울창포원에서는 도심 속에 살아 숨쉬는 자연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특히 서울창포원에는 창포를 비롯한 붓꽃류 130여 종 30만 포기가 심어져 있어 아이들 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찍기에 좋다. 정 씨는 “간편하게 접히는 삼각대 정도까지 갖추면 누구나 전문가 못지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박남수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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