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北주민과 남북통일 위해 기도”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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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한국방문 희망”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 이명박 대통령은 9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30여 분 면담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2월 김수환 추기경 선종 때 교황의 이름으로 장례미사가 거행될 수 있게 배려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김 추기경은 30여 년 전에 독일에서 같이 공부한 친구이자 훌륭한 가톨릭 지도자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이 전했다. 이 대통령과 교황의 화제는 북한 문제로 이어졌다. 교황은 “현재 북한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식량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가톨릭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기여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고통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있어 국제사회가 제재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가톨릭교회가 남북통일과 분단국가의 화해,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많은 기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과 남북통일을 항상 마음에 두고 기도하겠다”면서 “남북평화 문제는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이후 각 나라 간 혹은 각 나라 안에서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다”면서 “선진국이 역할을 해야 할 시대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황은 “동감한다. 특히 아프리카 등 빈곤국에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인도적 지원을 펼치며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G8 정상회의에서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경제위기 극복은 윤리적 가치와 동반돼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사회정의와 평화, 평등과 부의 재분배를 도모하는 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각 나라가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과거 분단국(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가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고 교황은 밝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답했다.

로마=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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