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슈퍼노트 만들어 유통… 年 2000만달러 안팎 벌어”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美 의회조사국 보고서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낸 ‘북한의 미국 화폐 위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이 슈퍼노트(100달러 위조지폐)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연간 1500만∼2500만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통상 슈퍼노트는 액면가의 60∼70% 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까지 시중에서 거래되다가 적발된 북한산 슈퍼노트는 적어도 450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적했다.

딕 낸토 전문위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국무부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산 슈퍼노트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며 “북한은 체제유지, 수입대금 결제, 해외에서의 불법구매활동자금 충당 등을 위해 위폐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미국의 금융질서를 교란하는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새로운 금융제재를 가한다면 위폐제조 및 유통이라는 불법 행위가 금융제재를 합리화 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제재에서 증명됐던 것처럼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평양의 심장부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슈퍼노트를 제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 체제의 유지 및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라는 양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이 두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연히 돈이 필요한데 매년 10억 달러 정도의 무역적자를 내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위폐를 찍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BDA 제재 때처럼 미국이 위폐제작 등에 대해 새로운 금융제재를 가한 뒤 북한의 대화 복귀를 명분으로 또다시 슬그머니 해제한다면 국제 금융계에서 미국의 공신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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