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 광산업체 직원 4명 스파이 혐의 체포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중국 보안당국이 세계 2위 철광석 업체이자 영국과 호주의 합작사인 리오틴토 사(社) 중국 현지직원 4명을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5일 체포했다.

9일 중국 신화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상하이 주재 리오틴토 사 지배인인 스턴 후 씨와 중국인 직원 3명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후 씨와 ‘긴밀한 접촉’을 해온 중국철강회사의 한 간부도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국적인 후 씨는 리오틴토 사의 중국 내 철광석 판매를 맡고 있다.

스티븐 스미스 호주 외교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직원의 경우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 선고까지 받을 수 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호주 당국은 11일 영사접촉 시한을 앞두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후 씨와의 접촉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캔버라 주재 중국대사관을 통해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맬컴 턴불 야당 대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중대 상황”이라고 했다. 리오틴토 본사도 성명을 내 “이 놀라운 혐의를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범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리오틴토 사 직원 체포는 최근 리오틴토와 중국 철강업체 간 철광석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는 데다 지난달 중국 국영 알루미늄회사 차이날코가 195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리오틴토 지분(18%) 인수에 실패한 뒤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호주 원자재 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호주 내부 여론에 따라 인수 시도가 무산되자 중국이 보복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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