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 신화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상하이 주재 리오틴토 사 지배인인 스턴 후 씨와 중국인 직원 3명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후 씨와 ‘긴밀한 접촉’을 해온 중국철강회사의 한 간부도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국적인 후 씨는 리오틴토 사의 중국 내 철광석 판매를 맡고 있다.
스티븐 스미스 호주 외교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직원의 경우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 선고까지 받을 수 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호주 당국은 11일 영사접촉 시한을 앞두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후 씨와의 접촉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캔버라 주재 중국대사관을 통해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맬컴 턴불 야당 대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중대 상황”이라고 했다. 리오틴토 본사도 성명을 내 “이 놀라운 혐의를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범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리오틴토 사 직원 체포는 최근 리오틴토와 중국 철강업체 간 철광석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는 데다 지난달 중국 국영 알루미늄회사 차이날코가 195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리오틴토 지분(18%) 인수에 실패한 뒤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호주 원자재 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호주 내부 여론에 따라 인수 시도가 무산되자 중국이 보복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