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북한방송 대표 “사이버테러 김일성 15주기 맞아 김정운 주도”

  • 입력 2009년 7월 9일 11시 24분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동아일보 자료사진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관 인터넷 사이트를 마비시킨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삼남 김정운 씨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42)는 9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통화에서 "6월 유엔 안보리 결의가 있고 나서 북한에서 대중 대남 대미 공작조를 중국에 파견했고, 그 안에 김정운 팀이라고 하는 10명 내외의 사이버 공작조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디도스 공격이 2만5000여대의 '좀비 PC(악성코드 감염 PC)'에 의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공격 명령을 내린 해커의 신원을 '기술적'으로 밝히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확보한 '인적' 정보에 의하면 김정운이 이번 사건을 지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방송에도 출연해 "김정운은 젊고 이런 일을 주도하고 판단할 수 있는 친구"라며 "이번에는 특히 주요 대상을 북한에 비판적 기관이나 한국과 미국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기관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 등 군사적 도발이 통하지 않자 사이버 테러를 기획한 것"이라며 "시기도 김일성 서거 15주년에 맞춰 작전을 집행했고 아마 어제 (김정운은) 축배를 들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북한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해커를 양성했고 시군단위에 설립된 영재학교인 1고등중학교 학생들이 인재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해커 조직은 당과 군 산하에 두 군데에 있는데 당 조직은 모란대학에서, 군 조직은 압록강 대학과 미림대학에서 육성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중국 해커 소행으로 알려진 5월 국내 은행 인터넷 뱅킹 해킹 사건도 북한 해커가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4백만 원 정도 인출을 하려고 하다가 신고로 못했는데, 저희는 당시에 북한소행이라는 것을 정보 소식통을 통해 입수했다"며 "은행에서 소액을 계속 빼내가고 있고 장기간 비자금 같이 묻혀있는 돈은 거액을 빼낸 경우도 있었다는 것을 북한 측 소식통을 통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해커들이 올 2월 국내 게임 사이트에 접촉해 사이버 머니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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