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고공행진의 비결은 ‘신구조화’

  • 입력 2009년 7월 9일 11시 12분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패배를 잊은 듯 하다.

포항은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09 피스컵코리아 8강 1차전에서 혼자 두 골을 터뜨린 유창현과 한 골을 보탠 스테보의 활약을 앞세워 수원을 3-0으로 제압하며 4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지난 2004년 12월 이후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7경기 연속 무패 행진(3승4무)을 이어갔다.

또 최근 K-리그 3연승을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대회에서도 8강 진출을 이루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포항은 상승원인은 완벽한 신구조화에서 시작되고 있다. 기존 베테랑 선수에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지난 2005년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꾸준하게 키운 젊은 선수들이 더해져 전력이 강화된 것.

파리아스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로 구성한 최전방 공격진을 제외한 미드필드와 수비진에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선수층을 두텁게 만들었다. 파리아스의 믿음 속에 성장한 선수들은 미드필더 최효진, 김재성, 황진성, 신형민 그리고 수비수 황재원, 조찬호 송창호 조홍규 송제헌 등.

특히 최효진은 지난 6월24일 호주의 뉴캐슬 제츠와의 ACL 16강전에서 자신의 주 포지션인 미드필더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다재다능한 기량을 선보이며 파리아스가 길러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전날 수원전에서 두 골을 몰아넣은 ‘늦깎이 스타’ 유창현 역시 파리아스가 주목하고 있던 선수. 작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형민에 이어 2순위로 포항 유니폼을 입었던 유창현은 2군 리그(R리그) 23경기에서 13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을 정도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다만 공격진에 남궁도, 노병준, 이광재, 데닐손, 스테보 등 쟁쟁한 토종 및 용병들이 두루 포진해 있어 출전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을 뿐이다.

게다가 노장선수들의 투혼도 젊은 선수들을 자극하고 있다. ‘철인’ 김기동을 중심으로 노병준, 이광재, 김정겸이 그라운드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최고참 김기동은 4월18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프리킥골을 타뜨려 K-리그 최고령 득점 기록을 37세95일로 갈아 치우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또 이광재는 후반 조커로 투입돼 활기를 불어 넣는가 하면 전남과 전북을 거쳐 지난해 포항으로 이적했던 김정겸도 풍부한 경험으로 중원에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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