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조용훈 2군으로 뛰어가! 지금 당장” 뿔난 김시진

  • 입력 2009년 7월 9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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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카리스마’, ‘형님 리더십’으로 통하는 김시진 감독은 선수에게 2군행을 통보할 때면 따뜻한 말로 격려한다. “조만간 부르마. 넌 실력이 있다. 2군에서 훈련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자.”

그러나 7일 경기가 끝난 후 김 감독은 불같이 화를 내며 김성현과 조용훈에게 곧장 2군 숙소 원당구장으로 올라가라고 지시했다.

“기차표가 없어도 절대 호텔로 들어오지 마라. 걸어서라도 원당으로 가라.” 오후 11시 늦은 시간이었지만 감독의 불호령에 김성현과 조용훈은 서둘러 막차에 올랐고 새벽녘에 원당에 도착했다.

김 감독은 “마음상하지 않게 2군으로 보내는 게 코치시절부터 원칙이었다. 어제처럼 경기 직후 화를 내며 2군에 보낸 건 처음이었다”며 씁쓸해했다.

김성현은 이날 12-5로 앞서고 있던 8회 등판 연거푸 볼넷을 내주다 만루위기를 맞고 강판됐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조용훈은 김태균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해 마무리 신철인이 급히 불을 꺼야했다.

특히 김성현이 연이어 볼넷을 내주자 김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서 “맞아도 괜찮다. 승부해라”고 지시했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김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미래의 팀 중심 투수다. 그래서 더 화를 냈다”며 “던지다 맞으면 괜찮다. 맞으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거다. 그러나 한 번 도망가기 시작하면 다음에 또 도망간다. 이번 기회에 두 선수가 이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대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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