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 개봉앞둔 정유미 “식인 멧돼지 함께 쫓아 보실래요”

  • 입력 2009년 7월 9일 07시 36분


사냥무리에 끼어든 변종동물 연구가… 수없이 넘어지고 아픔 참으려 비명도

‘사랑니’, ‘가족의 탄생’, ‘좋지 아니한가’….

배우 정유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독특하다.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한국 영화에서 작품성으로 호평받은 작품의 목록 그대로이다. 비록 흥행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작품들도 있지만 관객과 평단은 그녀가 출연한 영화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나를 계기로 그런 영화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정유미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차우’(감독 신정원·제작 영화사 수작)가 그런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 거대한 식인 멧돼지에 맞서는 사람들의 공포와 사투를 그린 ‘차우’에서 정유미는 생태학을 전공하는 동물 생태 연구가. 변종 야생 동물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지리산 자락에 스며든 그녀는 식인 멧돼지의 존재를 확인한 뒤 사냥의 무리에 끼어든다.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얼핏 배우로서 당연한 흥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린다. 하지만 이 말은 좀 남다른 의미를 지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것은 어쩌면 정유미라는 배우에게 갖는 선입견일 수도 있다.

“연기를 해야 하니까, 또 하고 싶고 많이 잘 할 수 있으려면 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봐주어야 한다. 단편이든 독립영화든 열심히 한 결과물이고 그렇게 자연스레 이어졌다. 우리만 보기엔 좀 아깝다."

- 그런 생각은 언제부터 가졌나.

“2005년 영화 ‘사랑니’ 때부터인 것 같다. 심장 뛰는 소리가 어떤 건지 알게 됐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

- 지난 해에는 ‘차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이시맨’, 등 작업이 활발했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일로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전부인데 재미있는 일이다.”

- ‘차우’로 엄태웅, 장항선, 윤제문 등 많은 연기자와 함께 작업했다.

“혼자 잘 할 수도 있겠지만 계속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또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도전이라면 도전이었다. 배우고 싶었다. 뛰다가 넘어지면 부축해가며 함께 가는 에너지를 느끼기도 했다.”

-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멧돼지 그래서 CG를 염두에 두고 연기를 해야 했다.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지만 웃기기도 하고 난감할 때도 있었다. 모형을 갖다 놓고 연기를 하기도 했는데 움직이지 않지만 그로부터 공포를 느껴야 했다. 어느새 익숙해지더라. 특히 폐광에서 쫓기는 장면에서 허리가 아프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꼈을 정도다. 아픔을 참느라고 더 비명을 질렀다.”

- 촬영을 마친 뒤 아쉬움은 없나.

“미국에서 약 두 달 정도 촬영했다. 현지 스태프들의 조건을 고려해 하루 12시간만 촬영했다. 우린 그렇게 작업하지 않는데 말이다. 멍들고 힘든 건 없는데 현장 시간이 많지 않아 좀 아쉽긴 했다.”

- 영화 홍보를 위한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했다.

“솔직히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안하던 걸 하려니.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 싶다. 경험이 많지 않아서일 뿐이지 지금은 오로지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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