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조, 출연료 미지급 문제제기 곧 '출연거부'

  • 입력 2009년 7월 9일 07시 24분


외주제작 드라마 보이콧 강수 “10편 출연료 60억 연체 지급지연 연기자 생계 문제 집단 행동 돌입”

연예인 1만3000여 명이 소속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가 외주 제작 드라마에 대한 집단 출연 거부를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위원장 김응석·이하 한예조) 김영선 부위원장은 최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8월 말, 9월 초부터 지상파TV 3사 중 한 곳을 정해 외주제작사가 만드는 드라마 출연을 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러한 집단행동의 대상 방송사는 외주제작 드라마의 편성 비율이 높은 MBC 혹은 SBS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예조는 지난 해 출연료 미지급을 문제 삼아 지상파 방송사들을 대상으로 출연거부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예조가 1년 만에 다시 ‘출연 거부’라는 강수를 두고 실력 행사를 예고한 것은 고질적인 외주 제작 드라마의 출연료 연체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해 파업이라는 진통을 겪은 끝에 출연료 미지급액 중 상당 부분이 겨우 해결됐지만 그 이후에도 많은 드라마에서 출연료 연체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한예조의 주장이다.

한예조에 따르면 현재 출연료가 연체된 드라마는 MBC ‘에덴의 동쪽’ ‘대한민국 변호사’, ‘돌아온 일지매’, SBS ‘온에어’ ‘카인과 아벨’, KBS 2TV ‘연애 결혼’, ‘그들이 사는 세상’ 등 10여 편에 달한다. 이들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 지연지급 총 금액은 60억 원(7월1일 기준)에 이른다.

김영선 정책부위원장은 “1-2회분 출연료만 먼저 받은 주연들도 연체되기는 마찬가지”라며 “물론 출연 거부를 시작하면 드라마가 방송되기 어려운 상황이 올수도 있지만 연기자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생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외주제작 드라마의 경우 연기자 출연료는 외주제작사가 지급하게 돼 있다. 방송사는 드라마 편당 많게는 1억원 가량의 제작비를 지급한다. 하지만 한예조는 부실한 외주제작사가 만드는 드라마를 편성해 방영하는 방송사들도 출연료 연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선 정책부위원장은 “재정이 부실한 외주제작사를 선택하는 방송사의 결정 때문에 출연료 미지급의 악순환은 계속 된다”고 지적했다.

한예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방송사는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출연료 연체는 ‘외주제작사와 연기자들의 계약 문제’라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예조 문제갑 정책위의장은 “올해 초 이미 방송사를 상대로 출연료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자고 제의했으나 ‘외주제작사와 해결하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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