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앗! 나의 실수”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모스크바 강연때 아내 첫만남 장소 틀리게 말해

미국의 남편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조금 불만이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말에 아내를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장에 데려가고, 파리 레스토랑에서 단둘이 식사를 하고, 주말에 두 딸을 축구장에 데려다 주고…. 대통령이 너무 가정적인 남편상을 보여주는 바람에 아내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았다는 게 일반 남편들의 불만인 것.

그런 오바마 대통령이 7일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신경제대를 찾았다가 ‘작은 실수’를 했다. 다른 나라에선 ‘오바마 열풍’으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오기 마련인데, 뉴욕타임스의 현장 스케치에 따르면 모스크바 청중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대통령은 분위기를 띄워 보려고 즉흥 멘트를 연설에 넣었다.

“여러분 가운데에도 제가 그랬던 것처럼 강의실에서 미래 아내나 남편을 만날 분이 계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멋진 커리어를 갖게 될 것이란 점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이 즉흥 발언에는 ‘남편 오바마’의 ‘작은 실언’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셸 여사를 만난 곳은 대학 강의실이 아니라 시카고의 로펌이었다. 1989년 여름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생이던 오바마가 로펌에서 법률인턴으로 근무할 당시 멘터가 미셸 변호사였다. 정치전문 인터넷 신문 폴리티코는 “시차 때문에 대통령의 기억이 잠시 흐려졌을 수 있다”며 “아내에게 나중에 잔소리를 들었을 것”이라고 살짝 긁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