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학력평가 보안 불감증’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계약직AD가 문제지 관리
담당 아니어도 다운 가능

3월 시행된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가 EBS 외주제작사 PD를 통해 학원가에 사전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EBS가 시도교육청에서 받아온 시험문제 관리와 배포를 계약직 AD에게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문제 풀이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은 이 AD의 컴퓨터에서 시험문제를 아무런 제지 없이 USB 메모리 등에 담아 외부로 유출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시험문제를 유출한 사실이 확인된 윤모 PD(44) 외에 다른 PD들도 시험문제를 사설 학원에 넘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8일 EBS에서 문제풀이 방송을 제작하고 있는 복수의 외주제작 PD에 따르면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문제를 EBS에서 관리하는 실무자는 정모 AD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AD는 시험문제를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다가 담당 과목 PD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해당 과목 PD가 아닌 PD들도 정 AD의 컴퓨터에서 문제를 마음대로 가져갔다고 한다.

EBS의 한 프리랜서 PD는 “PD들이 정 AD의 컴퓨터에서 시험문제를 내려받아 가져가는 것에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EBS의 시험문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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