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방문 李대통령 ‘T-50 고등훈련기 세일즈’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폴란드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8일 오전(현지 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바르샤바=안철민 기자
폴란드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8일 오전(현지 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바르샤바=안철민 기자
카친스키 “한국 좋은 결과 기대”

“지난 10년간 南서 지원한 돈, 北핵무장에 이용된 의혹”
李대통령 인터뷰서 밝혀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햇볕정책으로)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북한에) 지원했으나 그 돈이 북한 사회의 개방을 돕는 데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하는 데 이용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가진 유럽의 유력 뉴스전문채널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사실 가장 폐쇄된 나라의 지도자”라며 “모든 나라가 개방화와 국제공조를 통해 발전하고 있는데 북한은 완벽하게 폐쇄된, 우리로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북한에 29억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보도됐다. 더구나 최근 미사일을 쏘는 데도 3억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며 “같은 샘물도 젖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된다”고 비유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8일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한국 기업의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미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폴란드를 EU와 러시아로 통하는 수출 관문이자 전초기지로 활용할 것이다”며 협상의 조속 타결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가능하면 7, 8월 중 최종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뒤 FTA 체결로 가격경쟁력이 있는 한국 자동차가 유럽에 많이 수입돼 유럽 자동차가 밀려날 것이란 지적에 “한국 차는 값싼 차가 아니며 가격 면에서 유럽 차와 비슷하다. 품질로 경쟁해야 한다. 이제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 합의돼야 할 사항이 있겠지만 한-EU FTA 체결이 양국 간 경제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EU FTA에 유보적이었던 폴란드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며 “FTA 타결까지 가기 위한 여러 고비 중에 산 하나를 넘은 셈이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폴란드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사업과 원자력발전소 1, 2호기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문제, T-50 국산 고등훈련기 수출입 문제 등을 논의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다소 경쟁이 있긴 하겠지만 한국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도날트 투스크 총리와 에너지 및 방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뒤 1박2일간의 폴란드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9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한다.

바르샤바=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