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울산 징크스’에 또 울다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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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무승… 컵대회 8강 1차전도 패배
포항은 수원 3-0 대파 “4강 보인다”

“축구는 숫자로 하는 게 아닙니다.”

알툴 베르날데스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프로축구 컵대회 8강 경기를 앞두고 우승 가능성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가능성을 몇 %로 딱 잘라 얘기하기 힘들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숫자는 축구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8강 1차전. 최근 3년간 5경기(1무 4패)에서 울산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제주는 이날도 패배의 멍에를 썼다. 최근 홈경기에서 3연승을 달린 제주였지만 울산 징크스를 넘지 못했다. 반면 울산은 알미르 이진호 김신욱을 최전방에 내세우는 공격축구로 방문경기에서 낙승을 거두고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승리의 주역은 프로 5년차 수비수 이동원(26). 그는 전반 19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현영민이 띄워준 공을 골 지역 오른쪽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결승골을 낚았다. 서울 동북고와 숭실대를 거친 이동원은 2005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 2008년 대전 시티즌을 거쳐 올해 울산으로 옮겼다. 수비수임에도 공격 가담력이 뛰어났지만 번번이 팀을 옮겨야 하는 신세였다. 4년간 6골 3도움을 기록한 이동원은 이날 울산 유니폼을 입고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FA(축구협회)컵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는 안방에서 유창현이 2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앞세워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수원 삼성을 3-0으로 대파했다. 수원은 전반에 한 개의 슈팅도 못 날리는 등 주도권을 빼앗기며 완패했다. 부산 아이파크는 성남 일화와 공방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뒀고 FC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득점 없이 비겼다.

컵대회는 조별리그를 거쳐 8강을 가린 뒤 8강부터 결승까지는 모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울산을 비롯해 포항, 수원, 서울 등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네 팀은 조별리그를 거치지 않고 8강에 직행했다. 8강 2차전은 22일 열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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