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인리발전소 터에 돔구장 구상중”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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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구 KBO 총재 인터뷰

2,3개 기업 제9야구단 관심 KT와 구체적 논의는 안해
더그아웃서 노트북 사용 등 일부 편법행위 뿌리 뽑을것

말을 아낀다. 전화 통화가 어렵다. 인터뷰는 사양한다. 2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수장으로 취임한 유영구 총재(63·사진)의 행보가 그랬다.

그런 유 총재가 7일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과 새 사무총장 내정 등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조용히 일 처리를 하겠다는 게 우유부단한 것으로 보인 것 같다”며 웃었다.

○ 제9구단 탄생?

두세 개 기업에서 아홉 번째 프로야구단 창단에 관심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한 모임에서 “지난해 현대 구단을 인수하려다 포기했던 KT가 동종업계인 SK, LG와 함께 야구를 하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게 와전됐다. 신생구단 창단은 기존 8개 구단의 흥행이 성공한 뒤에나 고려할 사항이다.

○ 사무총장 깜짝 내정?

이상일 총괄운영본부장은 20여 년간 KBO의 살림을 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상국 총장 내정자의 승인을 거부했을 때 연말까지 공석으로 갈까도 생각했다. 이 본부장이 총장 역할을 잘 맡아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장 공백이 크다는 지적이 많아 내부 승진을 시켰다.

○ 총재특보는 자리 만들기?

이 총장은 KBO의 운영 관리를 전담한다. 돔 구장 건설과 노후 구장 리모델링 등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은 이상국 총재특보에게 맡긴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아직 8개 구단 사장단에 의견을 묻지 않아 특보를 선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돔 구장은 어디에?

서울 구로구 고척 돔은 2만 석 규모여서 정식 돔으로 보기 어렵다. 서울 마포구 당인동 당인리 화력발전소 용지는 돔 문화 콤플렉스를 세우기 좋은 장소인 것 같다. 당인리 발전소 용지는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맞물려 한강변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고 접근성도 좋다고 생각한다.

○ 더그아웃에서 노트북 아웃?

프로야구는 스포츠이자 예술이다. 승리를 위해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동원하는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난다. 미국과 일본은 더그아웃에 노트북이 없다.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감독 코치 선수에게 불공정 정보를 주는 행위로 이를 금지한다는 대회 요강 26조를 철저히 지키겠다.

유 총재는 프로야구의 편법을 뿌리 뽑겠다고 했다. 현재 더그아웃에는 감독 1명, 코치 6명, 선수 26명과 통역, 트레이너 등 최대 39명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KBO의 자체 조사 결과 일부 구단은 코치를 통역으로 둔갑시키는 등 코치 11명이 더그아웃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없애야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산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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