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위한 첫발 뗐을 뿐… 땀-노력으로 승부 걸래요”

  • 입력 2009년 7월 8일 20시 56분


새로나온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레알 마드리드 방패를 들고 포즈. 양종구 기자
새로나온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레알 마드리드 방패를 들고 포즈. 양종구 기자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팀 입단. 하지만 이제 첫 발을 뗐을 뿐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달 말 레알 마드리드 14세 유소년 팀 까다떼B에 입단이 확정된 김우홍(14)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겸손해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득점왕까지 올랐던 크리스타아누 호날두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명성을 떨친 '하얀 펠레' 카카 등 슈퍼스타를 영입해 초호화 군단 재건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전 세계 축구선수들의 꿈. 김우홍은 한국인 최초의 레알 마드리드 A팀을 향해 긴 항해를 이제 막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0, 12, 14, 16세 이하 등 유소년 팀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연령별로 22명을 뽑아 주기적으로 탈락과 입단을 반복시킨다. 훈련장도 연령별로 계단식으로 만들어 다음 목표를 향해 정진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을 모두 통과한다면 세계 최고 팀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8일 서울 대신고 운동장에서 만난 김우홍은 "마지막 계단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북 풍기초교 3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김우홍은 지난해 2월 스페인 유학을 떠났다.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한 아버지 김선길 씨(43)와 어머니 김수미 씨(41)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마드리드 북쪽 빨렌시아의 인떼르나시오날 데라 아미스타드(CIA)클럽에서 왼쪽 윙포워드와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는데 스피드가 좋은데다 왼발 킥이 좋아 골잡이로 이름을 날렸다. 이런 소식은 레알 마드리드 스카우트 귀에 들어갔고 5월 말 이틀간의 정식 테스트 기회를 거쳐 6월 말 최종 입단하게 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고문인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의 아들도 함께 뛴다. 스페인에 14세 그룹 축구선수가 8만 명이 넘으니 김우홍은 그 연령대 톱클래스에 오른 셈이다.

"처음 스페인에 가서는 매일 울었어요. 말도 통하지 않았고 엄마가 보고 싶어서요. 매일 엄마와 통화하면서 안정이 됐고 이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모든 과정을 통과해 꼭 A팀에 들어갈 겁니다."

김우홍은 스페인에서 1년 넘게 생활하면서 현지 언어와 문화에 적응했다. 이제 세계 최고 구단으로부터 기량까지 검증 받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이 성실한 자세로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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