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11일 출범 4주년 맞는 인천항만공사

  • 입력 2009년 7월 8일 06시 27분


37개 항로 갖춘 국제항 변신
턱없이 비싼 임대료 해결 과제

인천항을 운영하는 인천항만공사(IPA)가 11일 출범 4주년을 맞는다. 인천항은 국내 다른 항만에 비해 운송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해 있는 데다 중국과도 가까워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개 카페리 항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로 증설해 물동량 늘어

정부가 주도하던 인천항의 운영과 개발을 민간기업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2005년 설립한 IPA는 그동안 각종 제도를 정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등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PA 출범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2004년까지 93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수준에 불과했던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5년 사상 처음으로 100만 TEU를 돌파한 뒤 지난해에는 170만 TEU를 뛰어넘었다.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라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급감하고 있지만 160만 TEU는 무난하게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IPA는 또 국내외 선사와 화주는 물론이고 해외 물류기업까지 포함하는 공격적 마케팅 영업을 펼쳐 왔다. 출범 당시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26개 항로에 불과했으나 현재 37개 항로로 늘려 새로운 물동량을 창출했다. 중동과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항로를 신설한 것은 눈에 띄는 큰 성과이다. 각종 화물을 실은 배가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들르는 항구인 기항지 기능도 확대됐다. 2005년까지 인천항은 34개 항로의 기항지였으나 현재 51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인천항은 주로 수입 원자재를 취급하는 항만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기 항로를 갖춘 컨테이너 중심의 국제적인 무역항으로 변신했다.

○주요 사업 계획과 과제

IPA는 올해부터 ‘인천항의 황해권 중심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가 2020년까지 4조5000억 원을 들여 30선석(船席·선박이 작업하는 자리)의 부두와 616만 m²에 이르는 배후용지를 조성하는 인천신항에 1단계(2009∼2012년)로 컨테이너 부두를 개통한다. 3383억 원을 들여 6선석을 건설해 미주와 유럽을 잇는 원양항로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 2014년까지 5600억 원을 들여 인천항의 랜드마크가 될 국제여객터미널을 건설한다. 대규모 국제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는 8선석 규모의 부두와 터미널 공사를 내년에 착공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2014년까지 인천항 주변에 740만 m²에 이르는 배후용지를 확보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항만 조성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그러나 IPA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항만용지 임대료에 의존하는 재정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IPA가 항만물류업체에서 거둬들이는 용지 임대료는 전체 수익의 50%를 넘고 있다. 공사는 출범과 함께 항만용지 임대료를 파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2006년 17.5% 인상한 데 이어 2007년 15%, 2008년 22.3% 올렸다. 이는 최근 3년간 전국 항만에서 가장 많이 인상된 것으로 이에 반발해 인천항을 등지는 물류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 인근 경기 평택항이 올해 대규모 항만용지(142만 m²)를 마련해 저렴한 임대료로 물류기업 유치에 나섬에 따라 인천항은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IPA 김종태 사장은 “물류업체의 반발을 감안해 7월부터 임대료를 일률적으로 20% 인하했다”며 “일부 공영부두와 여객터미널을 민간에 위탁하는 등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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