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위 배후에 3대 반체제 세력 있다”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카디르 “60여년 압박-차별통치가 원인”

중국 당국은 ‘우루무치 사태’의 배후에 해외 반체제 단체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누얼 바이커리(努爾 白克力) 주석은 6일 “위구르족 3대 세력이 ‘우루무치 폭력 범죄행위’의 배후”라고 발표했다. 신화통신 등은 세계위구르대회(WUC)를 이끌고 있는 레비야 카디르 주석(62·여·사진) 등을 주모자로 지목했다. 이 통신은 “1992년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까지 지낸 카디르 주석은 8000만 위안을 탈세하는 등 탈법행위를 저지른 인물“이라고 깎아내렸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카디르 주석은 작은 세탁소 운영부터 시작해 한때 중국의 7번째 부자에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그러다 위구르족의 인권에 눈을 떠 중국의 정책을 비판하고 이를 미국 의회 대표단 등에 설명하려다 국가기밀 누설죄로 8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등의 도움으로 3년만 복역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서방에서는 비교적 넓은 지지를 얻고 있으며, 위구르 인권운동 등으로 2006년에는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올 4월에는 자신의 투쟁기록을 담은 ‘드래건 파이터: 한 여인의 중국과의 평화를 위한 투쟁’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시위 배후자라는) 중국 정부의 비난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며 “나는 시위를 조직하거나 시위 참석을 독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카디르 주석은 이어 “이번 사태는 구금, 고문, 차별, 종교적인 억압, 언어 박탈 등 60여 년간 지속돼온 위구르인에 대한 부당한 통치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지목한 ‘3대 반체제 세력’은 극단종교세력, 민족분열세력, 국제테러세력 등으로 이 중 WUC는 일종의 민족분열세력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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