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의 ‘中-동남아 금융벨트’ 숨통 죈다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미국이 북한 숨통 죄기의 마지막 ‘필살기’로 중국과 마카오, 홍콩, 말레이시아를 잇는 북한 금융벨트의 전면 차단을 가시화하고 있다. 돈줄을 완전히 말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 체제를 빈사상태에 빠뜨릴 기세다. 미국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 체제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 3일 중국을 방문한 뒤 곧바로 말레이시아를 찾은 필립 골드버그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이행 조정관은 6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우 좋은 회담이었다”며 “유엔 결의 1874호는 (화물) 검색과 관련된 중요한 새로운 조항 및 금융 관련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번 협의도 결의 이행을 위한 협력방안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과 확산활동에 대해 많은 국가와 정보를 계속 공유할 것”이라면서 “어떤 거래나 어떤 금융활동도 합법적이고 유엔 결의를 위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말레이시아의 역할과 관련해 “원칙을 벗어난 금융시스템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말레이시아 및 다른 국가들과 정보를 교환할 것이며 말레이시아 역시 자신의 역할을 하는 데 매우 강한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북제재 전선에 동참해 달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움직임은 이번 주에도 계속된다. 미국 재무부는 6일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이 8∼10일 중국과 홍콩을 방문해 북한 금융제재 문제를 협의한다고 밝혔다. 레비 차관은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를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뒤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 성격이 강한 2500만 달러를 동결시켰던 인물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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